[보드게임 레시피] 나도 이젠 테니스의 왕자? '그랜드슬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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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7월 24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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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이나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일본의 유명 만화 ‘테니스의 왕자’는 테니스를 소재로 한 스포츠 만화다. 주인공 에치젠 료마는 테니스에 탁월한 소질을 지녔다. 그는 테니스의 명문 ‘세이슌 학원 중등부’에 입학, 세이가쿠 테니스부에 입부한다. 그는 1학년 최초로 정규 멤버가 되고 테니스 선수로 성장해 나간다. 료마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중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한 테니스 기술을 자랑하는데, 이것이 만화의 묘미 중 하나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도 이런 멋진 플레이를 해 보고 싶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소망을 게임으로 대리 만족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온라인 스포츠 게임 ‘피파 온라인3’, ‘풋볼데이’, ‘위닝 일레븐’, ‘마구마구’ 등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면 보드게임은 어떨까. 사실, 보드게임은 스포츠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기가 쉽지 않은 장르다. 그래서 스포츠를 다루는 보드게임 중 명작은 한 손에 꼽기도 어려울 만큼 적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그랜드 슬램’은 이런 딜레마에 도전한 테니스 보드게임이다.


테니스 코트의 박진감이 카드게임으로 살아난다

먼저 코트 카드 두 장을 합쳐서 테니스 코트를 만들고, 공 토큰은 옆에 둔다. 그랜드슬램의 플레이어 카드 더미는 4종류인데, 플레이어 한 명당 한 종류의 카드 더미를 가지면 된다. 카드 더미를 잘 섞어서 자기 앞에 뒤집어 놓은 뒤, 각자 카드를 6장씩 뽑고 게임을 시작한다.


카드에는 코트의 여섯 지점 중 하나로 공을 보내는 공격 위치, 2~4곳 정도를 커버하는 수비 범위가 함께 표시됐다. 게임은 상대방의 테니스 코트에 공을 넘기는 것(서브)으로 시작한다. 플레이어는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1장 내고, 카드에 표시된 위치에 공 토큰을 놓는다. 그리고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1장 보충한다.

테니스 공이 내 코트로 건너왔다면 이를 받아넘겨야 한다(리시브). 서브를 하던 것처럼 카드를 내면 된다. 물론, 공격을 받은 위치(현재 공이 놓인 위치)를 방어하는 카드를 내야 한다. 그리고 카드를 보충한다. 상대방이 공격을 막지 못하면 득점할 수 있으며, 점수는 자기 코트의 왼쪽 공간에 공 토큰을 놓아서 표시하면 된다.


만약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에 있는 카드를 아무거나 한 장 내고, 자기 카드 더미에 있는 카드를 1장 뽑아서 수비를 시도하면 된다(이를 다이빙 리시브라고 한다). 만약 운이 좋다면 새로 뽑은 카드로 공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 뽑은 카드에 표시된 위치로 공 토큰을 옮긴 다음 상대방에게 차례를 넘기면 된다. 다만, 다이빙 리시브를 시도했을 때는 자기 차례를 마칠 때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1장 보충하지 않는다.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기술, 스매싱

공을 막을 수 있는 카드가 없으면 실점한다는 규칙만 있다면 너무 단순할 것이다. 그래서 재미 요소를 높이고자 마련된 것이 바로 스매싱(스파이크) 공격이다. 같은 위치로 공을 날리는 카드가 2장으로 스매싱 공격을 할 수 있다. 이 때 공 토큰을 뒤집어 붉은색으로 표시, 스매싱 공격임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스매싱을 막으려면 해당 위치를 수비할 수 있는 카드가 2장 있어야 한다. 만약 1장만 낼 경우, 자기 차례를 마칠 때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보충할 수 없다. 즉, 손에 카드가 줄어들어 불리해진다.


단순한 규칙 같지만, 게임에서 이기려면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스매싱을 할 수 있는 찬스인데 지를 것인가, 수비 범위가 넓은 카드를 아낄까 고민이 필요하다. 마치 피구왕 통키가 코트 한쪽 편에서 중앙까지 달리는 동안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이다.

이 게임은 네 사람이 2:2 구도로 즐기는 복식 게임에서 더욱 빛난다. 재미있는 상황이 더 많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복식 게임에서 수비가 안 될 경우, 손에서 카드 1장을 버리고 같은 팀 동료에게 수비를 부탁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 팀은 어디를 공격하면 되는지 알기에 집중적으로 약점을 공략할 수도 있다. 그 때마다 팀 동료가 고군분투하며 겨우 위기를 벗어나거나, 상대팀의 집요한 약점 공략으로 실점하게 된다.


그랜드슬램은 고도의 심리전을 펼칠 수 있는 ‘상급자 버전 규칙’도 있다. 이 규칙은 손에 있는 카드 일부를 바닥에 내려놓고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방은 그 카드의 수비 범위를 참조해 빈틈을 찌를 수 있다. 특히, 다음 차례에 강한 공격을 하려면 더 많은 카드를 공개해야 하기에 상당한 심리전을 즐길 수 있다.

그랜드슬램은 단순한 규칙과 스포츠의 흥미진진함을 조화한 게임이다. 테니스를 최대한 단순화해 공의 움직임을 구현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해 점수를 얻는 과정은 상쾌하다. 카드를 낼 뿐인데 코트에 공이 꽂히는 느낌이 제대로 난다. 상대를 궁지까지 몰았다가 다이빙 리시브로 역습을 당하기도 한다. 상급자 버전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초보자와 고수의 차이도 별로 나지 않아서 두루 즐길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이브다이스(http://me2.do/x5H2BKIl)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박지원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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