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콰르텟을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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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28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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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철학콘서트’. 이름이 괴이하다. ‘필로소피’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그런데 ‘Philosophy’(철학)가 아니라 ‘Feelosophy’다. 한눈에 봐도 ‘Feel’과 ‘~losophy’의 합성어임을 알 수 있다. 점점 더 궁금해진다.

철학자 강신주 박사의 강의(?)와 클래식 음악이 만난 공연이다. 연주는 현악4중주단인 ‘콰르텟 크네히트’가 맡았다. ‘크네히트’라는 이름은 헤르만 헤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유리알유희’에 등장하는 요제프 크네히트의 이름에서 따왔다. 4중주단의 이름에서도 얼핏 ‘철학’의 냄새가 스친다.

임가진(바이올린), 김덕우(바이올린), 이수민(비올라), 주연선(첼로)의 네 명이 콰르텟 크네히트의 주인공들. 이중 임가진, 김덕우, 주연선 세 명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단원들이기도 하다.
지난 4월, ‘강신주의 철학콘서트’ 첫 공연이 열렸다. 많은 사람들은 기존의 ‘해설이 있는 연주회’처럼 진행자가 곡의 해설을 곁들이는 정도의 음악회를 상상했다.

하지만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두 번 놀랐다. 인문주의자 강신주 박사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기방식의 음악해석과 순수한 음악 감상법에 먼저 놀라고, 연주자들의 기량과 예술적 감성에 두 번째 놀라게 된 것.

첫 연주회에서 콰르텟 크네히트가 연주한 하이든의 ‘황제’, ‘종달새’, ‘세레나데’는 8월 소니클래식 레이블에서 앨범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9월에 이어 세 번째 무대인 이번 공연은 ‘사랑의 빛과 그림자, 혹은 삶과 죽음’이 주제다. 콰르텟 크네히트가 연주할 곡은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 14번 D단조. 그렇다. 바로 ‘죽음과 소녀’다.
“음악을 듣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는 강신주 박사의 감상철학과 콰르텟 크네히트의 만남, 절충, 충돌이 빚어내는 소리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12월 6일 오후 8시,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공연한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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