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주사 치료 오해와 진실
관절염 환자 年 400만 명 병원행
80세 이상 2명 중 1명 ‘무릎 통증’… 초기엔 욱신, 중기엔 물차고 부어
“주사 한번으로 연골 재생”은 환상… 염증-통증 줄이는 증상 개선 도움
‘쪼그려 앉기’ 피하고 등산도 조심
하정구 서울점프정형외과 대표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은 증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원장이 무릎 관절 모형을 들고 단계별 증상과 관절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국민 질환’으로 불리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연간 4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80세 이상 어르신 2명 중 1명은 무릎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고 있다.
최근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민간요법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정구 서울점프정형외과 대표원장은 “줄기세포 주사 한 방이면 닳아 없어진 연골이 다시 돋아난다는 기대를 품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시술 방식에 따라 효과가 천차만별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원장을 만나 줄기세포 시술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무릎 관절염, 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퇴행성관절염은 단순히 통증이 생기는 병이 아니라 단계별로 관절의 구조가 서서히 무너지는 노쇠 과정이다. 하 대표원장은 관절염을 크게 초기, 중기, 말기 등 세 단계로 나눠 각 단계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초기는 무릎이 뻣뻣하고 계단을 오를 때 약간 욱신거리는 정도다. 이때는 물리치료나 약물 치료 등 보존적 요법으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중기에 접어들면 무릎이 붓고 물이 차기 시작한다. 밤에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깰 정도로 아프기도 하며 평지보다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것이 눈에 띄게 힘들어지는 시기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이외에도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
가장 위험한 상태인 말기는 무릎 안쪽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가 직접 맞닿는 단계다. 연골이 사라져 완충 작용을 못하니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다리 모양이 ‘O자’처럼 휘어지는 구조적 변형이 일어난다. 이때는 이미 연골 재생이 불가능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하 대표원장은 “많은 환자가 뼈끼리 완전히 닿을 때까지 수술을 미루겠다고 고집을 피우지만 이는 주변 인대와 근육까지 망가뜨려 수술 예후를 나쁘게 하는 지름길”이라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가 골수 주사는 ‘통증 완화’ 효과뿐”
최근 뜨거운 감자인 줄기세포 치료와 관련해서는 환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오해와 진실’이 있다. 가장 큰 오해는 주사 한 번으로 연골이 마법처럼 재생된다는 생각이다.
먼저 최근 유행하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 농축액(BMAC) 주사’는 환자의 엉덩이뼈에서 골수를 뽑아 농축한 뒤 무릎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치료는 아직 의학적으로는 퇴행성관절염을 고치는 근본적 치료법이 아니다. 현재 의학적인 근거를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하 대표원장은 “자가 골수 주사의 가장 큰 효과는 무릎 내부의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증상 개선일뿐 닳아 없어진 연골을 다시 만드는 재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술 후) 효과 지속 기간은 보통 1∼2년 정도로 영구적이지 않다”며 “주로 통증 관리가 필요한 초기나 중기 환자에게 적합한 시술”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카티스템 등)’ 치료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이는 주사가 아닌 수술의 영역이다. 무릎 피부를 절개하고 연골이 파인 부위에 구멍을 뚫어 줄기세포 치료제를 직접 채워 넣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손상된 부위에 실제 연골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주사 치료를 받으면 연골이 싹 나을 것’이라는 기대는 환자의 과한 욕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재 의학적으로 주사 치료는 통증과 염증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쪼그려 앉기-등산’은 피해야
관절염 환자들에게 운동은 보약이지만 잘못된 운동은 독약이나 마찬가지다. 하 대표원장은 “무릎에 좋은 운동을 찾기보다 무릎을 망가뜨리는 나쁜 동작이나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가장 피해야 할 동작은 ‘쪼그려 앉기’다. 한국인의 좌식 문화는 무릎 관절의 내부 압력을 극도로 높여 연골 손상을 가속화한다. 무릎 건강을 지키려면 바닥 생활을 청산하고 의자와 침대를 사용하는 생활 습관으로 즉시 전환해야 한다.
또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등산 역시 관절염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산에서 내려올 때 무릎에 실리는 체중 부담이 평지의 몇 배에 달해 초기나 중기 환자의 연골을 순식간에 망가뜨리는 주범이 된다.
반면 실내 자전거, 물속이나 평지 걷기 등은 체중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허벅지 근육을 기를 수 있는 운동이다. 하 대표원장은 “무릎 주변 근육이 튼튼하면 관절이 받는 충격을 근육이 대신 흡수해 준다”라며 “아프다고 가만히 있기보다는 내 상태에 맞는 ‘착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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