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피부관리법
땀샘 기능 떨어져 보습 능력 저하
EGF는 피부세포 증식 촉진 단백질… 손상 세포 안정화-표피 장벽 회복
환자 만족도 높아 의사들 관심 ‘업’
한현호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피부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적절한 보습과 재생 관리가 환자들의 일상 복귀를 돕는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유방암 치료에서 수술은 핵심적인 방법의 하나다. 그러나 수술 이후 환자들이 겪는 신체적 변화 역시 치료의 연장선상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유방 절제나 재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통증, 감각 소실, 피부 건조, 습진 등 다양한 증상을 경험한다. 특히 피부 변화는 일상생활의 불편뿐 아니라 심리적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유방 재건을 담당하는 한현호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에게 수술 후 피부 관리와 상피세포 성장인자(EGF)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의 역할에 대해 들었다. ―유방암 수술 환자들이 수술 후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무엇인가.
“의외로 많은 환자가 유방 모양보다 피부 문제를 먼저 이야기한다. 유방 절제 과정에서 피부와 함께 말초신경이 잘리기 때문에 통증이나 감각 소실이 생긴다. 가슴 부위가 둔하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찌릿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피부 건조 역시 흔하다. 잘린 신경의 말단에서 신경이 다시 자라나면서 2∼3년에 걸쳐 약 80% 정도 회복되지만 그 과정에서 자율신경계 기능이 불안정해져 땀 분비와 피지 분비가 줄어들고 피부 장벽이 약해진다. 그 결과 각질이 일어나고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유방암 수술 환자들의 피부가 특히 건조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방 절제 시 피부를 지배하던 감각신경과 자율신경이 함께 손상된다. 자율신경은 피부 혈류와 땀샘·피지샘 기능을 조절하는데 이 기능이 떨어지면 피부 보습 능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회복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각질 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 여기에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면 피부 세포분열이 억제되고 염증 반응이 생기면서 건조, 홍반, 색소침착 등이 더 심해진다. 이 시기에는 보습을 통해 피부 장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 현장에서 EGF 성분이 포함된 보습제를 사용했을 때 환자 만족도는 어떠한가.
“환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 유방암 호발 연령대는 40대다. 비교적 젊은 여성이기 때문에 피부 변화에 민감하다. 한번 사용해 보고 효과를 체감하면 대부분 꾸준히 사용한다. 단순히 촉촉해지는 느낌뿐 아니라 땅김이나 가려움증이 줄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회복 속도 역시 체감상 빨라졌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EGF는 어떤 물질이며 상처 회복이나 피부 재생 과정에서 어떤 기전으로 작용하는가.
“EGF는 상피세포 성장인자로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촉진하는 단백질이다. 피부 표피의 주요 세포인 케라티노사이트 표면에는 EGF 수용체가 존재한다. EGF가 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 신호 전달 경로가 활성화되고 세포 증식과 이동, 단백질합성이 촉진된다. 그 결과 손상된 각질 세포가 빠르게 안정화되고 표피 장벽 회복이 촉진된다. 수술 후에는 피부 기능이 떨어지고 세포 재생 능력도 일시적으로 저하돼 있다. 이때 EGF가 표피세포에 작용하면 세포분열을 촉진해 상처 부위를 새로운 피부가 덮도록 도와 회복을 빠르게 한다. 또 콜라겐 합성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해 피부 탄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방사선치료로 인한 미세 손상에도 회복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EGF 보습제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진료실에서 환자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감각 소실, 통증, 건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처음에는 여러 종류의 보습제를 환자들에게 사용해 보도록 했다. 그중 환자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것이 EGF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사용한 지 2∼3년 정도 됐고 임상 경험을 학회에서도 공유하면서 의사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EGF 보습제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유방암 수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지만 상처가 완전히 아문 뒤 3주 정도 지나 사용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직 열린 상처이거나 진물이 나는 부위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EGF 보습제는 단백질 성분 특성상 유통기간이 짧고 냉장 보관이 필수다. 위생적으로 사용하고 자극이 생기면 중단 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유방암 치료는 생존율뿐 아니라 삶의 질 관리까지 포함해야 한다. 수술 후 피부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적절한 보습과 재생 관리가 환자들의 일상 복귀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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