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형 자세·엎드림·뒤척임…수면 속 감춰진 스트레스의 얼굴
게티이미지코리아.
무심코 취하는 수면 자세가 몸속 스트레스 상태를 보여주는 ‘심리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주의 의료기기 기업 ‘레즈메드(ResMed)’는 최근 발표한 글로벌 수면 조사에서, 양질의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특히 잠든 동안의 자세는 신경계가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임상 심리학자 니콜 모슈페그 박사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라 불리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심박수, 호흡, 혈압이 높아지고, 근육이 긴장해 수면 중 몸이 제대로 이완되지 못한다.
모든 수면 자세가 스트레스와 직결되진 않지만, 다음과 같은 자세는 낮 동안의 긴장을 반영할 수 있다.
이런 수면 자세, ‘스트레스 경고’일 수 있다
1. 태아형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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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고 팔을 몸 안쪽으로 말아 자는 자세이다. 스트레스를 강하게 느낄 때 자주 나타나며, 정서적으로 민감하거나 불안한 사람들이 취하기 쉽다. 몸을 꽉 말수록 안정감을 찾으려는 심리적 신호일 수 있다.
2. 엎드려 자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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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 팔을 벌리거나 베개를 끌어안고 자는 사람은 내면의 긴장이나 통제 욕구가 강할 가능성이 있다. 외부 자극에 취약한 자세로, 긴장도가 높을수록 자주 나타난다.
3. 주먹을 쥔 채 자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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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동안 주먹을 꽉 쥐는 사람은 턱을 악물거나 이갈이 습관도 함께 있을 수 있다. 이는 신체적 긴장이나 기억하지 못하는 악몽 등 스트레스 반응의 일환일 수 있다.
4. 밤새 뒤척이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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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자주 자세를 바꾸는 것은 불안이나 스트레스로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모슈페그 박사는 “이런 수면 패턴은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건강 문제와도 관련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베개를 끌어안고 자는 행동도 무의식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려는 반응일 수 있다.
모슈페그 박사는 “좋은 수면 자세도 중요하지만, 명상, 요가, 심호흡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했다.
숙면 돕는 자세는 따로 있다…긴장 완화 수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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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디 필로우를 활용한 옆으로 자기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고 옆으로 누우면 척추를 곧게 유지할 수 있어 허리와 근육 긴장을 줄인다.
■ 팔을 편 채 천장을 보고 눕기
척추 정렬에 도움이 되며, 무릎 아래에 베개를 받치면 요추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단,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피해야 한다.
■ 심하게 웅크리고 자기 피하기
태아형 자세보다는 팔과 다리를 약간 펴는 것이 몸에 “지금은 안전하다”는 신호를 줘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한다.
■ 무게감 있는 이불 사용하기
무거운 이불은 신체 움직임을 줄이고, 불안감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어 깊은 잠을 유도한다.
좋은 수면을 위해서는 ‘수면 자세’ 이전에 낮 동안의 스트레스 요인을 인식하고, 그것을 풀어주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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