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6개 쥐 배아 탄생…생식기 대신 뒷다리 2개 생겨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31일 15시 44분


코멘트
일반적인 쥐 배아(왼쪽)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리가 6개가 된 배아의 모습(오른쪽). 발달 중간에 특정 유전자의 기능이 없어지면서 생식기 대신 다리 2개가 추가적으로 생기게 됐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리가 6개인 쥐 배아가 탄생했다. 31일 과학계에 따르면 포르투갈 굴벤키안과학연구소 모이세스 말로 수석연구원팀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리가 6개인 쥐 배아를 만들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생식기 대신 2개의 뒷다리가 복제된 것으로, 연구진은 해당 과정을 좀 더 면밀히 연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배아 발달에 관여하는 ‘Tgfbr1’이라는 수용체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었다. 이 단백질이 배아가 발달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발달 과정 중간쯤 쥐 배아에서 해당 유전자의 기능을 없애버렸다. 그 결과 쥐의 생식기 대신 두 개의 뒷다리가 추가적으로 생긴 것을 확인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리가 6개인 쥐 배아의 골격을 3D로 재구성한 사진이다. 정상적인 배아의 경우 4개의 팔다리(푸 른색)가 생겨야 하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식기 대신 다리 2개(붉은색)가 더 생겨났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유전자 조작을 통해 다리가 6개인 쥐 배아의 골격을 3D로 재구성한 사진이다. 정상적인 배아의 경우 4개의 팔다리(푸 른색)가 생겨야 하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식기 대신 다리 2개(붉은색)가 더 생겨났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제공
앞선 연구들을 통해 팔다리가 4개인 대다수의 동물은 생식기와 뒷다리가 같은 초기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생식기와 뒷다리가 나뉘어 발달하는지는 알려져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Tgfbr1이 세포 내 DNA가 접히는 방식을 바꿨다는 것을 확인했다. Tgfbr1이 DNA를 적절히 접히게 해 초기 구조가 생식기로 발달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의 실험처럼 Tgfbr1의 기능을 없애면 다른 유전자 활성이 변하면서, 초기 구조가 생식기 대신 두 개의 다리로 발달한다.

연구진은 Tgfbr1의 친척뻘 되는 유사 유전자들이 DNA 구조와 면역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가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또 다리가 없는 뱀에서도 유사한 발달 과정이 있는지도 추가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