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히즈 “한국적 원료로 만든 웰니스 뷰티 ‘리솔츠’로 해외 프리미엄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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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29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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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게랑드 소금은 명품 소금으로 통하며 국내 천일염보다 5배 이상 비싸게 팔린다. 하지만 침전물 비율, 유익한 미네랄 함량을 따지면 전남 지역에서 나는 우리나라 천일염보다 좋을 게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게랑드 소금이 비싸게 팔리는 건 ‘명품 소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했기 때문이다.

국산 천일염을 원료로 활용하는 웰니스 뷰티 브랜드 리솔츠(ReSaltZ)를 만든 히즈의 권윤정 대표는 이같은 브랜드의 힘에 주목했다. 게랑드 소금도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 갯벌에서 채취한 소금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천일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미식과 명품의 나라에서 온 소금이라는 게 일종의 환상을 만든다.

권윤정 히즈 대표 / 출처=히즈

권윤정 대표는 천일염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도 브랜딩만 제대로 갖추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할 수 있다고 봤다. 익숙하고 흔해서 우리는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 하지만 미국, 유럽에서는 얼마든지 명품으로 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리솔츠를 프리미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로 기획한 것도 그래서다.

리솔츠는 신안 비금도 천일염을 비롯해 어성초, 서리태, 복분자 등 동양적 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품을 만든다. 우리에겐 나물, 풀, 콩 정도로 여겨지지만 서구인들에겐 ‘동양의 허브’로 여겨질 수 있는 원료들이다. ‘게랑드 소금’이 프랑스에 대한 우리의 선망을 자극하듯, 리솔츠는 ‘동양의 신비’에 대한 서양인들의 선망을 자극한다.

리솔츠 제품들/ 출처=IT동아

원료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에도 의미를 담았다. 대표 제품인 클렌징 바는 곡선형 디자인으로 얼굴에 문지를 때 자연스레 동양식 마사지 요법인 괄사가 가능하게 했다. 또한 모든 제품을 가급적 천연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비건 제품으로 만들고 화학 성분 사용을 최소화했다. 리솔츠가 단순 ‘뷰티 브랜드’가 아닌 ‘웰니스 뷰티 브랜드’를 표방하는 이유다.

웰니스는 건강과 안정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 관리, 안전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며 떠오른 트렌드 중 하나다. 권윤정 대표는 "웰니스 열풍으로 동양의 민간요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면서 “민간요법이 치료가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솔츠는 지난해 미국 코스모프로프의 '스킨 슈링크' 트렌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 출처=히즈

실제 리솔츠는 아직 미국 정식 론칭 전임에도 미국 프리미엄 뷰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뷰티 산업 박람회인 코스모프로프(Cosmoprof)에서는 그해의 트렌드 ‘스킨 슈링크’ 제품 중 하나로 선정돼 소개됐고, 우수 제품에 수상하는 코스모어워드에서는 ‘친환경 및 유기농(Green&Organic)’ 분야 최종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뉴욕 기반 웰니스 뷰티 브랜드 ‘오죽(OJOOK)’’과 협업해 리솔츠 제품을 뉴욕 프리미엄 뷰티 시장에 시범 출시했다. 시범 출시를 통한 소비자 취향 및 반응 확인, 제3자 물류망 구축까지 모두 마친 리솔츠는 오는 5월 미국 정식 론칭에 나선다. 이에 앞서 오는 4월 말 프리미엄 숍 입점을 통해 일본 시장에도 진출한다.

국내 백화점에 전시된 리솔츠 제품들 / 출처=히즈

히즈는 주요 백화점 부티크 샵, 카카오톡 선물하기, 아난티, 29cm 등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리솔츠 제품을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시를 대표하는 뷰티 브랜드로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복합문화공간인 ‘비더비’에서 팝업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사실 리솔츠는 권 대표에게도 큰 도전이다. 오랜 기간 브랜드 컨설턴트로 일한 브랜드 전문가지만 직접 브랜드를 론칭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히즈 또한 원래는 신생 업체들의 브랜드 구축을 돕는 브랜드 엑셀러레이터와 브랜드 컨설팅을 겸하는 기업이다. 현재도 네슬레, CJ제일제당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 업무를 맡고 있다.

리솔츠 제품들을 소개하는 권윤정 히즈 대표 / 출처=IT동아

하지만 리솔츠가 브랜딩과 마케팅에만 신경 쓴 제품은 아니라고 권 대표는 강조한다. 실제 뷰티 업계에는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위탁한 제품에 그럴싸한 브랜드와 마케팅만 입혀 판매하는 제품도 적지 않은 탓이다. 권 대표는 “리솔츠는 서울대 바이오학과 출신 연구원, 아모레퍼시픽 출신 제품 개발자 등 자체 연구개발 인력, 식약처 인증 자체 제조공장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좋은 원료들을 글로벌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보이겠다는 권 대표의 노력에 응답해 지원의 손길을 내민 곳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기술이전 사업을 통해 리솔츠의 제품 개발에 힘을 실었다. 항산화 유효 성분이 함유된 ‘발효 복분자 추출물’로 만든 아로마 입욕제 ‘로제선셋’이 바로 그 결과 중 하나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발효 복분자 추출물'을 원료로 만든 입욕제 '로제선셋' / 출처=히즈
한국농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발효 복분자 추출물'을 원료로 만든 입욕제 '로제선셋' / 출처=히즈

권 대표는 “제 배경이 브랜드 전문가였기에 원료, 농산물에 대한 이해도는 전문가보다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한국농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기술적인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히즈는 올해 리솔츠의 미국, 일본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향후 유럽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천연 입욕제 시장에서는 5년 안에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과감한 목표도 제시했다.

권윤정 히즈 대표 / 출처=IT동아

권 대표는 “1년도 안 된 브랜드가 미국 프리미엄 뷰티 시장에서 상을 받고 입점 요청을 받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처음 리솔츠 브랜드를 기획하며 세운 공략 전략이 다 맞아 들어가 신기한 기분이다. 당분간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매출을 창출하면서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IT동아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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