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나보타맨’ 박성수 신임 대표 선임… “영업이익 1조 시대 열겠다”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3월 29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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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재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
전승호 전 대표 이어 글로벌사업 총괄
나보타 개발·美 허가 등 주도… “수익 기반 마련”
‘영업이익 1조·시가총액 20조’ 비전 제시
박성수 대표 “5년 내 3조·10년 안에 20조 달성할 것”

박성수 대웅제약 신임 대표이사 사장
박성수 대웅제약 신임 대표이사 사장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개발과 미국 시장 진출을 주도한 ‘나보타맨’ 박성수 부사장이 대웅제약 새 대표에 올랐다.

대웅제약은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박성수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성수 신임 대표는 이창재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대웅제약을 이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2년부터 국내사업과 글로벌사업 및 연구·개발(R&D) 등 이원화된 대표이사 체제를 운용해왔다.

2022년 선임된 이창재 대표는 국내사업과 마케팅을 총괄한다. 박성수 대표는 전임 전승호 대표에 이어 글로벌사업과 R&D를 맡는다. 전임 전승호 대표는 지난 2018년 선임돼 6년(3년+중임) 동안 대웅제약을 이끌어왔다. 전 대표는 6년 재임 기간 박성수 당시 나보타사업본부장과 미국 내 나보타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이슈에 대응했고 펙수클루와 엔블로 등 신약 출시 성과를 거뒀다.

박성수 신임 대표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약화학 석사를 취득했다. 대웅제약에는 1999년 입사했다. 대웅제약에서 개발과 허가, 마케팅, 글로벌사업 등 주요 직무를 두루 맡으면서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했다. 2011년에는 미국법인장을 역임하고 2015년부터 한국에 복귀해 나보타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나보타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21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해 나보타본부와 글로벌사업본부, 바이오R&D본부, 법무실 등의 업무를 총괄했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주도해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나보타의 해외 70개국 진출까지 이끌어 대웅제약 글로벌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신임 대표는 주요 비전으로 대웅제약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시대 개막을 언급했다. 신사업과 글로벌 확장, 신약·제제·바이오 연구 성과 등을 극대화해 회사 체질을 고수익·글로벌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1개 품목당 연간 매출 1조 원 달성을 의미하는 ‘1품1조’ 블록버스터 육성과 신약개발 전문기업 도약, 기업가치 20조 원 달성 등의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1품1조 비전은 대웅제약이 최근 주요 키워드로 삼은 비전이다. 박 대표는 “국내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R&D와 글로벌 사업 확대에 집중해 고수익 블록버스터 위주로 품목 구성을 재편할 것”이라고 로드맵을 밝혔다. 가장 먼저 나보타와 펙수클루, 엔블로 등 3개 혁신 신약 제품을 블록버스터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차세대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으로 개발 중인 베르시포로신을 제2의 나보타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해외 진출이 순항 중인 나보타사업도 업그레이드한다. 미국에 이어 중국 진출과 치료시장 진입 등을 통해 단일품목 영업이익 3000억 원을 실현시킨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현지 법인의 경우 현 대웅제약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특히 인도네시아법인은 단순 판매법인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부터 생산, 개발 및 사업화까지 전 밸류체인을 현지화한 글로벌 허브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글로벌 역량을 축적한 후에는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직접 판매(직판) 체제 가동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약개발은 3대 핵심 질환군에 집중하고 프로세스 고도화를 통해 대웅제약의 신약개발 역량을 글로벌 톱(Top) 20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C&D(개방형 협력, Connect & Development) 역량과 글로벌 전문가 협력 강화 등의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바이오·제제 분야에서는 당뇨와 비만, 감염, 정형외과, 신경외과, 줄기세포, 명품 OCT 등에 진중해 글로벌 최고 수준을 지향한다. 또한 주요 기술에 대해서는 플랫폼화를 통해 글로벌 개방형혁신(오픈 콜라보레이션)으로 극대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중증 난치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있는 의료기업 사명도 잊지 않았다. 만성질환을 근본부터 예방하고 치료해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토털솔루션’ 제공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회사의 종합적 가치를 보여주는 시가총액을 끌어올린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현재 기준 대웅제약 시총은 약 1조4000억 원 수준이다. 박 대표는 “시총을 3년 안에 5조 원, 10년 안에 20조 원대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신사업과 성장 동력에 집중해 체질을 재편하고 미래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웅그룹 전통 미덕인 인재 양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일할 맛 나는 일터’를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만큼 해외 우수인재 육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전문경영인의 임기 3년(+중임) CEO 체제를 정착시켜왔다. 이번 박 대표 선임 역시 대웅그룹 CEO 성장 및 운영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나보타사업 등을 통해 검증된 역량을 바탕으로 대웅제약 글로벌사업을 이끌게 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은 자율과 성장으로 요약되는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성과가 우수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발탁하고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며 “직무급 제도를 선도적으로 도입해 나이나 근무연한, 성별, 국적 등에 관계없이 역량과 성과만으로 보상과 평가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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