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서비스-지속적인 연구… 국내 여성 암 치료 대표병원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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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이대여성암병원 권형주 갑상선암센터장 인터뷰
■ 진료부터 검사까지 한 번에
여성 암 환자 전용 병동 운영… 다양한 환자 친화적 서비스 제공
■ 갑상샘암 학술 활동도 꾸준
다발성 갑상샘암 재발 요인 연구… ‘능동 감시’ 임상 결과 발표 성과

권형주 이대여성암병원 갑상선암센터장.
권형주 이대여성암병원 갑상선암센터장.
《작년 9월 이대여성암병원이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하고 확대 오픈했다. 새롭게 문을 연 이대여성암병원은 갑상선암센터와 유방암센터를 분리하고 환자 특성에 맞춘 맞춤식 치료를 제공한다. 이대여성암병원 갑상선암센터 권형주 센터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를 들어봤다.》



―이대여성암병원 소개를 부탁한다.

“2009년 3월 개원한 이대여성암병원은 대학병원 최초로 암 진단 후 일주일 이내에 수술과 첫 방문 당일 진료와 검사를 한 장소에서 시행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여성 암 환자 전용 레이디병동 등 특성화 진료 시설을 운영했다. 여성 친화적 진료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으며 여성 암 치료 대표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갑상선암센터를 확장 개소한 지 1년이 넘었다. 그간 어떤 활동들이 있었나.

“갑상샘암 환자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작년 병원은 갑상선암센터를 확장 개소했다. 진료실을 3개에서 7개로 늘리고 서울대병원 황현욱 교수를 영입해 갑상샘암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갑상선학회에서 올해 만들고 있는 갑상샘암 진료 권고안 개정과 외과학 3판 교과서 저술 등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학술 활동을 했다.”

―최근 진행 중인 연구가 있나.

“2016년 갑상샘 환자 표준 진료 지침 마련으로 처방 오류 감소와 입원 비용 감소 효과를 봤다. 이후 갑상샘암에 대한 셀레늄의 항암효과와 그레이브스병에 관해 연구했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다발성 갑상샘암이다. 갑상샘암이 하나가 아닌 여러 개 존재하는 것을 다발성 갑상샘암이라고 부르는데 갑상샘암 환자의 약 30% 정도가 다발성 갑상샘암을 앓고 있다. 우리 팀에서는 다발성 암이 재발 위험을 1.8배 정도 높이는 것을 밝히고 치료 범위와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다른 요인에 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갑상샘 결절과 갑상샘암은 다른가.

“건강검진으로 갑상샘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면서 갑상샘 결절 발생이 많아졌다. 갑상샘 결절은 갑상샘에 생기는 혹이다. 적게는 4%에서 많게는 67%가 갑상샘 결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샘 결절 중 약 2∼6%는 갑상샘암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의 갑상샘 결절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목소리 변화, 사레들림, 연하곤란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갑상샘암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어릴 때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샘암 발생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방암, 당뇨병, 비만 등 다른 질환과의 연관성도 밝혀져 있다.”

―갑상샘암 수술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있는 것 같다.

“갑상샘암은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갑상샘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갑상샘암을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1㎝ 이하 크기의 갑상샘암이 주변 조직을 침범하지 않았거나 전이가 없으면 저위험 갑상샘암이라고 한다. 저위험 갑상샘암은 전통적인 갑상샘 수술 외에 능동 감시를 하거나 경피적 국소 소작술​을 하기도 한다. 갑상선암센터의 황 교수는 능동 감시의 전문가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와 능동 감시가 가능한 환자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전문가로 올해는 능동 감시를 시행한 갑상샘암 환자의 임상 결과를 외과계 최고 학술지인 외과학 연보에 게재하기도 했다.”

―갑상샘암의 능동 감시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능동 감시는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처음 시도한 방법이다. 저위험 갑상샘암 환자를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다가 갑상샘암이 3㎜ 이상 커지거나 주변에 새로운 림프샘 전이가 발견되면 수술한다. 능동 감시 중 진행이 확인돼 수술한 경우가 진단 후 곧바로 수술하는 경우와 비교해 예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이탈리아 등 전 세계적으로 저위험 갑상샘암 수술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40세 미만의 젊은 사람은 60세 이상과 비교해 2배 정도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30세 이하의 갑상샘암 환자는 약 절반 정도에서 미만성 경화 아형 같은 공격적인 갑상샘암을 앓고 있다. 따라서 능동 감시가 적절한지는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갑상샘암의 국소 치료는 무엇인가.

“갑상샘암의 크기가 1㎝ 이하인 경우 마이크로파, 레이저, 고주파 소작술로 갑상샘암을 치료하기도 한다. 국내 84명의 갑상샘 미세 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6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이 기간에 재발이나 전이가 전혀 없음이 보고된 바 있다. 현재 갑상샘암의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은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밖에 없어 좀 더 큰 규모의 연구 결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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