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산은 산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으로 건강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7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엘리트 운동선수의 지구력 강화를 위해 활용되는 훈련이다.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경우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90%로 달리고 조깅해 돌아와 다시 달리는 횟수를 20회 정도 한다. 엄청난 강도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축구 미니게임으로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5대5, 7대7 등 미니 게임을 하며 5~7분 쉬지 않고 플레이를 하게 한 뒤 휴식을 주는 방식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불안전 휴식이 아니었지만 이는 한국 선수들의 체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인터벌트레이닝을 다이어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

다이어트 관점으로 보면 운동할 때 3가지 개념을 고려해야 한다. 기초대사량과 운동 시 소비 칼로리,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이다.
요즘 잘 알려져 있는 기초대사량은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와 관련하여 소비되는 칼로리다. 한마디로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다. 일일 에너지 총 섭취량의 약 60~70%를 차지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 때 지적했듯 근육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기초대사량이 높다.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써야 한다. 지방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근육세포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에너지 소비 공장이기 때문이다.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근육속에 글리코겐 저장량을 증가시키고 결국 기초대사량도 올라간다.

운동 후 초과산소섭취량(EPOC)은 운동을 마친 회복에 대한 개념이다. 우리 몸에선 운동이란 스트레스로 인해 깨어진 항상성을 다시 복원시키는 기전이 일어난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쓴 산소를 다시 공급해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운동 후에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운동 후 6시간 이상 안정 시 보다 높은 소비 칼로리를 쓴다.
결국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운동 소비 칼로리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단위시간당 우리 몸속에 저장된 지방을 가장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인터벌트레이닝은 강도가 높아 장시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등산은 정당한 강도를 반복하면서 5~8시간 할 수 있다. 그러니 다이어트에 더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이다.
등산할 때 스틱을 사용하면 더 운동 효과가 뛰어나다. 운동생리학적으로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 부담을 줄여주지만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시켜 준다. 스틱 없이 하체만으로 움직이면 하체에 부담이 가중돼 결국 몸의 피로도를 높여준다. 스틱을 사용하면 팔을 비롯해 복근 등 코어 근육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하체의 피로도를 줄여주면서 전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은 늘려주는 것이다. 최근 노르딕워킹이 최고의 다이어트 운동으로 떠오른 이유다.

“우리 몸은 큰 근육을 잘 써야 에너지 소비가 잘 됩니다. 걸을 때 허벅지 장딴지가 가동되는데 폴을 잡고 밀면서 걸으면 팔과 어깨 근육은 물론 대흉근과 견갑근, 광배근, 척추기립근 등 상체의 큰 근육도 힘을 쓰게 됩니다. 몸 전체 근육의 90% 이상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에너지 소비가 극대화됩니다. 다이어트에 좋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3주 이상해야 운동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한 달 정도 하면 체중 변화는 크게 없지만 몸이 균형 있게 변합니다.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늘고 지방이 없어집니다. 일종의 몸의 탈바꿈이라고 할까요. 3개월 이상 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납니다. 최소 하루 60~90분은 해야 합니다.”
그런데 등산을 5~6시간 하고 있는데 살이 안 빠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등산뿐만 아니라 축구와 농구, 마라톤 등 과격한 운동을 장시간 했는데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는 운동한 뒤 결국 과식을 했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했듯 우리 몸은 등산과 마라톤, 축구 등 다소 과격한 운동을 해 에너지 소비가 많으면 운동이 끝난 뒤에도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전이 일어난다. EPOC다. EPOC는 운동 후에 발생하는 산소섭취량으로 운동의 기간과 강도에 비례하여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운동 후 일정 시간 동안 휴식시보다 더 많은 양의 산소가 소비된다. 운동 후 회복을 위해 부족한 산소를 채우는 과정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많이 썼기 때문에 보충하기 위해서 음식을 많이 먹으려 한다. 우리 몸은 언제나 부족하면 보충하는 기전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음식 조절을 잘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의 기본이 에너지를 많이 쓰고 적게 먹는 것이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음식도 조절했을 때 극대화할 수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