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1위 폐암…‘이 방법’ 치료하면 5년 생존률 2배 쑥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31일 1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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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병용, 5년생존율 2배 연장
전이성 폐암도 장기생존 가능해져
전신상태 무관 모든환자 사용 가능

오는 8월1일은 폐암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폐암 환자들을 지원하고자 국제폐암연구협회(IASLC), 국제호흡기협회(FIRS), 미국흉부의사협회(CHEST)가 제정한 ‘세계 폐암의 날’이다.

사람이 ‘숨을 쉬게 하는’ 폐는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로 꼽힌다.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통해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서다.

폐암은 이러한 폐에 생긴 악성종양이다. 폐 자체에서 발생하거나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발생한다. 폐에 암이 생기면 종양이 기도를 막아 호흡에 곤란을 느끼거나, 뼈나 뇌 전이, 병의 진행으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 발생으로 사망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실제로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 암종(2021년 기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암 사망의 약 25%를 차지할 만큼(2022년 기준) 공포의 질환인 암을 대표하는 암종이다.

동시에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표준치료 요법이 새롭게 자리잡는 등 변화의 속도가 빠른 암이기도 하다.

◆‘흡연·고령’ 발병 높아…조기 발견 어렵고 전신상태 불량

폐암은 50~70대 장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한해 국내에서 약 3만명이 폐암을 진단 받는데, 이중 65세 이상 환자군이 2만명 이상으로 가장 높다.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담배를 피운 기간과 비례해 발생 위험이 높아져 30갑년 이상 담배를 피운 흡연자의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약 5배나 높다. 대한폐암학회 역시 일정 연령대 이상의 나이와 흡연력으로 폐암 고위험군을 정의하고 있다.

폐암의 또 다른 특징은 전이가 쉬운 반면 조기 발견은 어렵다는 점이다. 폐암의 주요 증상으로 기침, 객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이 있지만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두통, 경련(뇌전이)이나 골절(뼈전이) 등 장기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암이 많이 진행된 뒤 나타난다. 실제로 국내 폐암 환자의 80%는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원격 전이 상태로 처음 암을 진단 받는 사례도 40%에 이른다.

진단이 늦어지면 치료 옵션도 제한된다. 전이성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1.5%에 머문다. 10명 중 9명이 5년 내 사망하는 셈이다.

◆면역항암제 병용 등 표준치료 발전…완치 가능성↑

다행히 전이성 폐암의 표준치료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국내 폐암 환자들의 생존율에도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기존 전이성 폐암의 표준치료는 항암화학요법 단독치료였다. 반세기 이상 사용돼 왔으나 생존연장 효과 및 치료 반응률이 낮고, 구토나 탈모 등 전신적 부작용으로 환자 3명 중 1명은 첫 치료 후 다음 단계의 치료까지 이행하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건강보험을 적용 받으며 활발히 처방되고 있다. 이 치료법은 항암화학요법 대비 생존기간과 반응률을 2배 높이고,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통해 암세포를 사멸함으로써 삶의 질까지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면역항암제와 항암화학요법을 함께 투여하는 기전 특성상, 치료 효과와 반응률이 높으면서도 부작용은 크게 늘지 않아 환자의 연령, 전신상태 등과 무관하게 치료 가능하다. 무엇보다 특정한 투약조건(PD-L1 발현율≥50%) 없이 모든 전이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장기 추적관찰연구를 통해 기존 표준치료 대비 5년 생존율을 2배 가까이 연장한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전이성 폐암에서도 장기생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심병용 교수는 “그간 폐암 치료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30% 내외 환자 대상 표적치료제 성과가 주를 이뤘다”며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해당 유전자 변이가 없는, 대다수(70%) 폐암 환자 모두를 대상으로 사용 가능하다. 국제 진료 가이드라인이 우선 권고할 정도로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 환자에게 5년 생존율은 완치로 간주될 만큼 의미 있는 기간이다”며 “급여 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연구로 확인된 치료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기대할 수 있는 사례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전이성 폐암도 장기생존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CT로 검진…금연·식습관 관리 필요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므로 빠르게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2019년부터 국가암검진에 폐암이 포함돼 만 54~74세 남녀 중 30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를 대상으로 2년마다 저선량 흉부CT 검사를 통한 폐암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또 가장 확실한 폐암 예방법은 금연이므로, 간접흡연을 포함한 담배를 멀리해야 한다. 이 외에도 조리 중 발생하는 연기나 라돈, 석면 노출 등 환경적·직업적 요인들을 가능한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가공육류나 술 등을 멀리하고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통해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일 또한 폐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심 교수는 “평소 금연과 적절한 영양섭취 등 건강한 폐 건강습관을 실천하고, 고위험군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꾸준히 관리한다면 폐암이 발병하더라도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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