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치료 부작용 줄였다… 당뇨병 걱정 없는 약물 주목

‘피타바스타틴’ 안전성 입증
기존 치료제인 ‘스타틴’ 제제
체내 혈당 유지 기능 손상 시켜 신규 당뇨병 발병 위험성 높아
‘피타바스타틴’ 공복혈당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개선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으면 규칙적인 운동, 식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 스타틴 제제가 처방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상지질혈증과 당뇨병, 고혈압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이상지질혈증은 혈액의 지질대사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일컫는다.

일반인 사이에는 LDL(저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을 비롯해 중성지방(TG), 혈중 총콜레스테롤(TC) 등의 지질 수치가 상승한 ‘고지혈증’으로 더 잘 알려졌지만 고지혈증뿐만 아니라 혈중 지질 수치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 모두를 일컫는다.

특히 이들 질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받은 질환에 대한 수치뿐만 아니라 다른 수치도 모두 잘 관리해야 한다. 실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당뇨병 환자 중 87.1%, 고혈압 환자 중 72.1%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지질혈증 또는 당뇨병,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경우 규칙적인 운동, 식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데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있는 스타틴 제제가 처방된다.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지만 부작용으로 신규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2년부터 대부분의 스타틴 제제에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의무 삽입하도록 조치했다.

스타틴 제제 복용 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스타틴이 체내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반면 당뇨병 치료제는 체내 혈당 항상성을 개선시킨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스타틴 제제와 당뇨병 치료제를 같이 복용할 경우 체내에서 상반된 약리학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피타바스타틴은 약물 상호작용 안전성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튀르키예 카르탈연구교육병원 내과 바하르 아리칸 타림 교수 연구팀은 2형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 131명에게 6개월간 피타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을 복용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복용군의 공복혈당(FPG)은 각각 3.5㎎/dL, 6.5㎎/dL 낮아져 유의한 차이가 없는 반면 피타바스타틴 복용군은 19.0㎎/dL 떨어져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 피타바스타틴 복용군의 당화혈색소(HbA1c) 수치 하락폭은 0.75%로 아토르바스타틴 0.10% 감소와 ​로수바스타틴 0.20% 상승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아졌다.

피타바스타틴 복용군의 HDL(고밀도 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수치는 1.1㎎/dL 증가한 반면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복용군의 경우 각각 0.65㎎/dL, 0.38㎎/dL 개선되는 데 그쳤다.

최근에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 병용 요법도 권고되고 있다. 단독 요법의 경우 스타틴 강도에 따라 신규 당뇨병 발병뿐만 아니라 근육 이상 증상, 간 수치 증가 등의 부작용 위험이 증가한다. 그러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복용하면 부작용 위험을 줄이면서 단독 요법과 동일한 지질 조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특성으로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다수 출시되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원외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처방액은 2020년 4746억 원에서 지난해 7976억 원으로 68.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처방액은 4717억 원을 기록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