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치료후 혈압관리 잘했는데도…재발 원인 찾았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9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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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환자의 경과(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발견됐다. 공포, 불안, 스트레스를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속 ‘편도체’의 대사활동이 활발해지면 급성 뇌졸중 환자가 심근경색 같은 혈관질환을 앓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김정민 교수·중앙대병원 박광열·석주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편도체 및 척추에서 활성화된 대사 작용이 뇌졸중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5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급성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주요 장기의 대사 활성도를 측정하는 양전자 단층 촬영(FDG-PET)을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이 퇴원한 환자들의 뇌졸중 재발 및 혈관사건(심근경색·말초동맥질환·사망)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한 결과, 편도체와 척추의 대사 활성도가 높은 환자는 이 수치가 낮은 환자보다 예후가 좋지 않았다.

특히 편도체 대사 활성도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혈관사건 발생 위험이 약 3.1배 증가했고, 척추의 대사 활성도가 높으면 뇌졸중 재발 위험이 약 4.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사구체 여과율 등 다양한 변수를 보정한 결과, 편도체와 척추의 대사 활성도는 뇌졸중 재발과 혈관사건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번 연구로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혈관 위험인자뿐 아니라 뇌와 심장을 연결하는 신경경로가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또 편도체 대사 활성도와 혈관질환은 관련이 있는 만큼 불안·스트레스 치료가 뇌졸중 재발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향후 뇌졸중 치료 전략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사망 위험이 높은 뇌졸중의 예후를 개선하려면 혈관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혈관 위험인자를 잘 관리해도 재발이나 혈관질환을 경험하는 뇌졸중 환자가 있었고, 원인은 지금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졸중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기전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기전을 더욱 정확하게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 전략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서큐레이션 카디오바스큘러 이메이징(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 1월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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