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비버가 앓고 있는 안면마비… 일주일 안에 치료하면 90%가 회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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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나 면역력 저하로 발생, 한쪽 얼굴 움직이기 어려워져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로 치료… 도수치료도 후유증 개선에 도움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안면신경마비를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공개된 영상 속 그의 얼굴 오른편은 마비가 된 듯 움직임이 없었고 웃거나 눈을 깜박이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저스틴 비버의 질환은 희귀병인 람세이 헌트 증후군이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안면부 신경을 자극하거나 손상을 일으켜 안면마비를 유발한다.

얼굴 반쪽이 갑자기 마비되는 안면마비는 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안면신경의 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실제 극심한 피로, 스트레스 등 면역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경험한 후 안면마비가 나타나는 환자가 많다.

전체 안면마비 환자 약 20%가 젊은층


안면마비는 흔히 중장년, 노년층에게만 발생한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20∼30대 젊은층도 안면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20∼30대 안면마비 환자 수는 1만6781명으로 전체의 18.5%에 달했다. 남녀의 차이는 없고 약 5%의 재발률을 보이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2∼14%정도 발생 위험이 있다.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한쪽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고 한쪽 이마에만 주름이 잡히지 않는다. 한쪽 입꼬리를 올리기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눈이 건조해져서 아프기도 하고 물을 마실 때 입 밖으로 물이 흐르고 발음이 새는 증상이 나타난다. 마비된 쪽의 혀에 감각이 떨어지고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일도 자주 동반되는데 대개 며칠 지나면 좋아진다. 소리가 울리면서 크게 들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일곱 번째 뇌신경인 안면 신경의 마비로 발생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 귀 뒤의 극심한 통증이 전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안면신경이 뇌에서 얼굴로 이어지는 귀 뒤를 지나가기 때문이다.

뇌졸중(뇌중풍)이나 기타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마비와 안면마비는 서로 다른 증상을 보인다. 중요한 차이점은 안면마비는 눈과 입이 모두 마비 증상을 보이지만 뇌졸중은 입 주위 근육의 마비만 보일 뿐 눈이나 이마의 근육은 마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원칙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뇌졸중과 안면마비를 감별하는 중요한 차이다.

초기에 치료하면 약물로 개선 가능


안면마비가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안면마비 발생 일주일 내로 치료를 받으면 90% 이상 회복되지만 적정 치료시기를 놓치면 회복률이 70∼80%로 떨어진다. 안면마비는 흔히 스테로이드제를 고용량 복용해 치료한다. 약 2주간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해 항바이러스제, 혈액순환 개선제 등을 복용하면 증상이 한두 달 내 사라진다. 하지만 안면신경 손상 정도가 심한 일부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마, 눈꺼풀, 입술 움직임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입을 움직일 때 눈 주변이 같이 움직이는 식이다. 후유증이 있을 때는 물리치료와 함께 보툴리눔 톡신 요법을 시도한다.

안면재활치료 중 하나인 도수치료가 안면마비 치료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범조 대한안면신경학회 학술이사(의정부 성모병원 이비인후과)는 “급성기에 일찍 치료를 시작한 환자군에서 11.6%의 안면구축의 개선 효과가 있었으며 특히 눈과 입가가 같이 움직이고 조이는 연합운동에서 많은 개선 효과가 있다”며 “만성기 환자에서도 후유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급성기에서 조기 도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최종 안면근육 기능 상태를 평가한 결과 약 12%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만성기 환자에서도 꾸준한 도수치료를 비롯한 안면재활치료를 한 경우 74.9%의 안면 기능 개선 효과가 있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집에서 마사지와 운동요법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마비된 근육을 손가락으로 매일 5분 이상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안면근육 운동을 하면 된다.

거울을 보면서 근육이 피로하지 않을 정도로 한다. 눈 꼭 감기, 미소 짓기, 입 꼭 다물기, 휘파람 불기, 촛불 끄기, 풍선 불기, 윗입술 올리기, 치아 드러내 웃기, 앞이마에 수직 혹은 수평주름 잡기, 콧구멍 확장하기, 얼굴 전체 찡그리기, 순음 단어 발음하기, 껌 씹기 등이 도움이 된다.

안면마비를 예방하려면 피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찬 바람이 심한 날에는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감싼다. 임신부는 임신 말기나 출산 후 발생할 수 있어 기력 저하에 주의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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