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아시안푸드컨넥트 [1] “진입장벽 높은 수출 무역, 플랫폼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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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6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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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코리아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케일업코리아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함께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알리고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농식품을 넘어 ESG, 푸드 테크와 그린 바이오, 식품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타트업의 성장사와 고민을 전달하고, 이들이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스타트업은 언제나 새로운 문제에 직면한다. 각각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로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하지만, 시장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 제품/서비스 기획, 개발, 홍보, 마케팅 유통, 판매 등 사업 전개를 위한 기본을 갖추는 일부터 시작해 세무, 회계, 법무, 조직 관리 등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다. 어찌 보면 스타트업은 매 순간 끊임없는 도전자 입장인 셈이다.

특히, 서비스/제품 개발 이후 본격적인 판매 단계에 들어서면 고민은 가중된다. 판로 확대, 판로 개척은 쉬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경험 많은 전문가에게 영업을 맡기는 이유다. 무엇보다 판매는 매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서비스를 개발했다더라도, 판매하지 못하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 제품 개발을 끝낸 제조사가 판매를 위한 좋은 파트너사를 찾아 나서는 이유다.

아시안푸드컨넥트는 식품 무역 회사다. 고려해운항공 수출업무팀(2009~2011년), 퓨어플러스 해외사업팀 과장(2011~2015년), 월드푸드서비시즈 공동창업자 겸 등기 이사(2015~2020년)로 일했던 김효길 대표(이하 김 대표)가 지난 2020년 8월 개인사업자로 창업, 2021년 1월 법인 전환했다. 김 대표는 해외 수출, 무역 등 현장에서 12년 가까이 일하며 해외 식품 박람회 참가, 신규 시장 발굴 등을 통해 약 2,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을 성사시켰다. 무역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 네트워크를 쌓은 이른바 전문가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 회의실에서 만난 아시안푸드컨넥트 김효길 대표, 출처: IT동아

김 대표는 “해외 수출, 무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 제조사, 수입 유통사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자 아시안푸드컨넥트를 창업했다. 경험을 통해 쌓아 온 해외 무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사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해외 판매 경험이 없는 제조사가 바이어를 찾는 일부터 제품 소개, 협상, 조율, 제품 등록 및 진행, 사후 관리, 영업/브랜드 확대 등 일련의 과정을 처음부터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아시안푸드컨넥트를 창업한 이유”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김 대표가 제조사와 수입 유통사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한 것은 B2B용 글로벌 식품 유통 플랫폼 ‘푸딜(FOODIL)’이다.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접근해 여전히 네트워크, 관계 우선으로 진행되는 수출, 무역 과정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해결하고자 한다. 제조사, 유통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사람이 직접 움직이며 시장을 조사하고, 유통 과정을 감수해야 했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현장에서 10년 이상 쌓아 온 무역 실무 경험

IT동아: 아시안푸드컨넥트 소개를 부탁한다.

김 대표: 식품 무역 전문 회사다. 축산만 빼고 다 한다(웃음). 해외 수출을 원하는 식품 제조사과 새로운 시장을 연결하고 있다. 국내 식품 제조사의 해외 무역은 물론이고,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소싱해 제 3국으로 수출하는 삼국무역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아시안푸드컨넥트

대표 수출 식품은 김밥용 김이다. 대부분 현지 식당이나 뷔페에 납품한다.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김은 우리나라 식품 제조사가 만든 김이지만, 해외 현지 소비는 대부분 일식당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아직 해외에서 일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남미 기준으로 일식을 찾는 소비자는 한식 소비자와 비교해 10배 정도 많다. 브라질의 경우, 일식당과 한식당 수를 비교하면 90배 가까이 차이난다. 한류 영향으로 따라잡고 있긴 하지만, 아직 차이는 꽤 큰 편이다.

김밥용 김 이외에 가장 많이 찾는 식품은 라면, 김치 등이다. 국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등의 제품을 해외에 무역하고 있다. 참고로 동남아는 전반적으로 국내 식품을 원하는 수요층이 높은 편이다. 물류나 통관에 필요한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고, 오래 전부터 국내 식품이 많이 진출한 시장이기도 하다. 약 50여 브랜드의 식품 1,000종을 취급하고 있다.

아시안푸드컨넥트가 취급하고 있는 다양한 식품 품목, 출처: 푸딜 홈페이지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러시아를 우리나라가 식품을 많이 수출하는 5대 시장이라고 한다. 오래 전부터 거래량이 많았고, 그만큼 네트워크가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반면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의 지역은 까다로운 식약처 규제, 샘플 발송 불가, 먼 지리적 위치, 장기 운송(식품 유통기한 이슈), 사기 등 계약 미수에 대한 리스크 등으로 인해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아무래도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성장성은 높은 지역이다.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한류 영향으로 2년 전과 비교해 국내 식품 수요도 많이 늘었다. 다만, 남미는 우리나라에서 워낙 먼 지역 아닌가(웃음). 운임료를 고민해야 하는데, 2019년 하반기 대비 현재 운임료는 약 10배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을 실시간으로 수출 무역 업무에 반영해야 한다.

열정적으로 아시안푸드컨넥트 푸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김효길 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해외 무역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연결한다는 뜻인가.

김 대표: 네트워크와 함께 현지 시장 테스트도 함께 제공한다. 제품 판매는 단순히 바이어를 연결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현지에서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어떤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제품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챙겨야 할 것이 많다. 통관 절차, 식약처 규제 등도 마찬가지고. 나라마다 다른 기준을 세세하게 관리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시장 테스트를 위해서는 샘플 제품을 보내야 하는데, 무역 특성상 몇 박스만 보내서 우선 테스트하는 것이 쉽지 않다. 컨테이너 단위로 보내야 한다거나 계속 변동하는 유류비, 현지 인력 등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 샘플 반응이 좋다고 무작정 컨테이너에 실어 보낼 수도 없다. 나라마다 다른 관세, 환율 등을 적용해 마진도 생각해야 한다.

제조사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해외 판매를 위해 전담 해외영업 부서를 만들어야 하고, 현지 식약처 및 각종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디자인, 맛 등이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매 순간 확인해야 함은 물론이고, 해외 마케팅 및 물류 등을 위한 인력도 배치해야 한다.

제조사의 제품을 유통하는 수입 유통사는 어떤가. 어떤 제품이 우리 시장에서 소위 말해 ‘먹힐지’ 테스트하기가 마땅찮다. 예를 들어 베트남 바이어가 한국에 와서 음료수 브랜드 10개를 두어개씩 현지로 가져가 테스트할 수는 없지 않나. 테스트용 제품을 컨테이너로 수입할 수도 없고. 신뢰할 수 있는 제조사(공급자)를 찾는 일도 어렵다.

아시안푸드컨넥트 김효길 대표가 해결하고자 하는 제조사와 수입 유통사의 고민들, 출처: 아시안푸드컨넥트

이러한 문제를 양측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IT 기반의 수출 플랫폼 푸딜을 기획한 이유이기도 하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신시장 발굴

IT동아: 김 대표님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것 같은데.

김 대표: 10년 이상 해외관리, 해외사업, 수출업무 등을 담당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대기업의 음료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제조사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했을 당시, 사내에 해외사업팀이 없었다. 맨땅에서 현지에서 먹힐만한 브랜드를 만들고, 바이어들이 요청하는 제품은 무엇인지, 현지 판매 채널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다. 50개국 이상의 해외 박람회에 참가하고, FDA 인증수출자, US FDA/USDA 신규 등록 및 관리 등을 통해 2,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2017년 나이지리아 출장 중 현지 매니저들과 촬영한 사진, 출처: 아시안푸드컨넥트

이후 2015년부터 식품 무역을 전담하는 다른 업체에서 등기 이사로 일하며 아시안푸드컨넥트 창업 전까지 23개국의 신규 시장을 발굴하고, 2018년 500만 달러 수출이라는 실적도 올렸다. 당시 경험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체감했다.

2021년 제 58회 무역의날 행사에서 백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아시안푸드컨넥트, 출처: IT동아

무엇보다 새로운 시장 발굴은 모든 식품 제조사가 풀어야 하는 숙제 아닌가. 아시안푸드컨넥트 설립 후 5대 수출 시장을 포함해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한 이유다. 무엇보다 남미 시장에서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샘플을 보내기 위한 채널을 확보하는데 노력했다. 멀리 떨어진 거리도 문제지만, 남미는 식품 통관에 대해 워낙 까다로워 이를 통과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시안푸드컨넥트를 설립한 첫 해인 2020년 매출은 4.5억 원, 2021년 매출은 18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예상 매출은 4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8월 방문한 베트남 바이어사와 촬영한 사진, 출처: 아시안푸드컨넥트

IT동아: 아시안푸드컨넥트만의 강점은 무엇인지.

김 대표: 앞서 언급했듯 남미처럼 새로운 시장 발굴이다. 이건… 나름의 네트워크라고 소개할 수밖에 없겠다. 다른 식품 무역 회사가 아직 들어가지 못한 지역에서 현지인과 직접 거래하고, 현지인이 직접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했다. 글로벌 유통 체인인 월마트, 코스트코 등은 지역에 따라 현지인이 아니면 아예 제품을 안받는 경우가 많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며 거래를 중단하는 일도 있고, 결제 대금을 주지 않는 일도 있다. 철저한 현지화라고 이해해 달라(웃음).

2022년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된 아시안푸드컨넥트, 출처: 아시안푸드컨넥트

완성도를 높이고픈 푸딜, 다음 단계는?


IT동아: 설립 2년 만에 매출 40억 원이라는 성과는 결코 적지 않아 보인다. 스케일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가 있을텐데.

김 대표: B2B 식품 유통 플랫폼 ‘푸딜’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기 때문이다. 푸딜은 궁극적으로 식품 제조사와 수입 유통사가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기획한 서비스다.

아직도 수출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애를 태우는 수많은 식품 제조사들이 많다.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방법을 몰라 그저 해오던 방식대로 제품을 판매하거나 납품하는 제조사부터 기본적인 수출 조건(유통기한 2주 미만의 식품을 수출하고 싶다는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요청부터 하는 제조사 등 다양하다.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의 제조사도 해외 현지 상황을 아예 모르거나 문화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전담팀을 꾸려 해외박람회에 참가하고, 온/오프라인으로 영업하더라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해외의 수입 유통사는 새로운 제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2022년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바이어와 체결한 MOU, 출처: 아시안푸드컨넥트

이 둘을 연결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 것이 푸딜이다. 식품 제조사와 수입 유통사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며 원하는 바를 찾아갈 수 있도록 연결하고자 한다.

IT동아: 아.. 그래서 플랫폼인가.

김 대표: 현재 국내 식품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코로나19 이후 K콘텐츠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코로나19가 조금씩 풀리던 지난 2021년 12월말에는 3개 국가의 바이어가 한국을 찾았다. 지금도 해외 바이어는 꾸준하게 한국을 찾는다. 파라과이,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대 수출 시장 이외에서도 들어온다. 이러한 흐름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국내 식품 제조사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수입 유통사가 제품을 어떻게 관리하고 판매하는지 공유할 수 있는 장터를 만들고자 한다. 제조사가 어떻게 제품을 생산하는지, 어떻게 수출하기 위해 컨테이너에 선적하는지 보여주고, 수입 유통사가 제조사로부터 수입한 제품을 어떻게 보관하는지, 어떤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지 등을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어떨까?

서로 궁금하지만 ‘여력이 닿지 않아’, ‘시간이 부족해’, ‘인력을 파견할 수 없어’ 미처 매번 확인하지 못했던 부분을 장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푸딜에 대한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전한 아시안푸드컨넥트 김효길 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수출, 무역에 필요한 것도 지원해 줄 수 있겠다.

김 대표: 제품 정보와 수입 유통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1차적으로 국내 수출 상품 소개, 수입 유통사의 견적서 공유부터 시작해 컨테이너별 선적 단가, 유통점별 공급가, 홍보 및 마케팅 비용 등을 역산해 추적할 수 있다. 현지 시장 테스트 시 얻을 수 있는 반응도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정보의 공유를 통해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T동아: 지향하는 바가 플랫폼이라면… 준비할 것이 상당할텓데.

김 대표: 맞다. 현재 생각하고 있는 푸딜의 초기 모습을 베타 버전으로 구현했지만, 아직 미숙하다. 지금 모습은 마치 제조사의 제품을 보여주는 쇼핑몰 형태에 가깝다. 제조사와 수입 유통사가 모두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장터’를 구현하고자 노력 중이다.

변화를 꺼려하는 식품 제조사와 수입 유통사 사이에서 정보를 취합하기는 것도 쉽지 않다. 디지털, 데이터화할 수 있는 기준을 양측에 요청하지만, 현장에서 바로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고, 수출 무역 현장의 경험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지난 10년간 쌓은 경험을 보다 더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제조사와 식품 유통사의 고민과 고충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서로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충분히 파악했다. 이제 내실을 다지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걸음을 옮겨야 하는데, 이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 푸딜이 다음 단계로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 다음 기사는 아시안푸드컨넥트가 고민하고 있는 ‘푸딜’ 플랫폼 현실화를 위해 스타트업의 사업화와 스케일업을 도와주는 패스파인더넷 강재상 대표의 조언을 전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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