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통증만 캐내는 ‘추관공확장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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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광혜병원
허리통증 주범 척추관협착증… 고령인구 늘며 최근 증가세
특허기구로 통증 원인 제거… 전신마취 없이 30분이면 OK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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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운동을 즐겨 하던 황모(57) 씨는 최근 들어 점점 심해지는 엉덩이, 허벅지 통증과 다리의 저림 증상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며칠이 지나면 또다시 증세가 재발해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황 씨의 병명은 ‘척추관협착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약 128만 명이었던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19년 약 164만 명으로 30%가량 증가했다. 고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인한 잘못된 자세가 주된 원인이다.

중장년층 여성이라면 허리 통증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전체 진료 환자의 약 60%가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여성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폐경 후 호르몬 변화 등으로 척추를 견고하게 잡아주는 인대 등 주변 조직이 약해지는 탓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에 지나가는 신경이 좁아져 요통과 엉덩이 부위 통증, 다리의 통증과 저림으로 인한 보행장애를 보인다. 또 허리를 구부리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줄어드나, 허리를 펴면 다시 심해진다. 증상이 악화하면 신경이 아예 손상돼 혈액 순환이 안 되고 하반신이 마비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협착증이 있을 때 먼저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 신경박리술 등의 보존적인 요법을 통해 척추 신경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협착증이 심한 경우에는 절개술에 의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의 특성상 전신마취의 위험성과 상대적으로 긴 수술시간 및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여러 가지 비수술적인 요법이 다양하게 등장해 많이 시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적인 치료에는 추간공확장술이 있다. 추간공확장술이란 옆구리 쪽으로 2∼3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특허받은 시술 기구를 사용해 좁아진 신경관의 두꺼워진 인대를 끊어내고 유착된 부위를 박리하는 방법이다. 작은 내시경을 통증 부위에 삽입해 협착된 부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통증 원인만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은 “기존의 절개수술이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추간공확장술은 획기적인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추간공확장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수면마취로 진행돼 환자의 심리적인 부담을 줄이고 시술시간도 30분 내외로 짧다. 하루 이틀 정도면 퇴원도 가능해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원장은 “고령이거나 당뇨, 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은 물론이고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추간공확장술은 수술 예후도 좋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평소 통증 및 수술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면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연세광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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