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진 도핑에 더 집요해진 검사기술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07-30 03:00수정 2021-07-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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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 800종까지 늘어나고 유전자-혈액 주입, 뇌 전기자극 등
운동능력 올리는 수법 나날이 진화
도쿄올림픽서 분석 시료만 6000개
신체상태 체크해 찾는 연구 진행중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 대표 선수들은 ‘러시아’라는 국호 대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어색한 단체명을 앞세우고 있다. 2017년 일부 종목 선수들의 도핑 스캔들에 국가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러시아 국가 자격으로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걸 제한했기 때문이다.

도핑은 의도적으로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전문가들이 하루 3교대로 돌아가며 올림픽 기간 내내 약 6000개의 선수 시료를 분석한다.

금지 약물 복용 여부를 가려내는 방식 중 가장 잘 알려진 건 소변검사다. 체내 대사 과정을 통해 배출된 소변에는 약물 중 분자량이 작은 화학물질들이 녹아 있다. 소변에 유기용매를 섞은 뒤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리면 소변과 유기용매가 두 층으로 분리된다. 이를 영하 30도의 냉각 장치에 넣으면 소변만 언다. 여기서 유기용매를 떼어 휘발시키고 용매에 녹아 있는 금지약물 성분을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GC-MS)’ 등을 통해 확인한다.

복용이 금지되는 약물 지정은 갈수록 늘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따르면 스포츠 선수들이 먹거나 맞아서는 안 되는 금지 약물이 1999년 40여 종에서 올해 800여 종으로 늘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와 비교해도 300종이나 추가됐다. 과거에는 마약이나 흥분제 같은 분자량이 작은 합성 화합물 정도가 금지 약물로 지정됐지만 기술 진화로 과거에 잡아내기 어려웠던 약물들을 적발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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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금지 약물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람 몸의 단백질 구조와 유사한 고분자 화합물이 늘고 있고 도핑 검사에 걸리지 않는 운동 능력 향상용 유전자 및 혈액을 몸에 주입하기도 한다. 뇌의 특정 부분을 전기로 자극해 운동 능력을 끌어올리는 뇌 도핑까지 등장했다.

대표적인 고분자 화합물은 성장호르몬제다. 특정 단백질(항원)이 몸속에 들어오면 이에 대응하는 단백질(항체)이 달라붙는데, 약물로 복용한 다양한 단백질(항원) 항체가 혈액과 반응할 경우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낸다. 적혈구만 수혈받아 산소 운반 능력을 극대화시켜 지구력을 높이는 수혈 도핑도 잡아낸다.

도쿄 올림픽에 전문가로 파견된 손정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장은 “도핑 기술을 추격하는 방식이 아닌 선수의 신체 상태와 변화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잡아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도쿄올림픽#도핑 수법 진화#집요해진 검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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