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의 건강]서 있을 때보다 앉았을 때 척추 부담 ‘1.5배’ 직장인, 1시간마다 5분씩은 일어나 걸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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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병

#《점심시간, 동료들과 가까운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김모 부장(50). 식당에 들어서고 좌식과 입식 테이블 중 편한 입식 자리에 앉는다. 식사 후 커피 한 잔. 카페 야외 테이블 의자에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눈다. 사무실로 돌아와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본다. 퇴근시간, 운전대에 앉아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귀가 후 잠자리에 들기 전, 안락한 소파에 기대앉아 TV를 튼다. 눈치를 챘는가. 김 부장은 일단 앉고 봐야 한다. ‘의자 중독’에 빠진 직장인들의 현주소다.》

의자 없이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앉아서 보낼까.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19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40, 50대 남성은 하루에 평균 8.6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7.6시간이었던 5년 전보다 1시간이나 늘었다. 의자가 일상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앉아 있으면 편하다. 하지만 오래 앉아있는 생활습관은 다양한 질환들을 일으킨다. 이를 두고 세계보건기구는 하루 7∼8시간 이상 오래 앉아 생기는 질환들을 가리켜 ‘의자병(sitting disease)’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의자병에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와 비만, 당뇨 등이 포함된다. 특히 9시간 가까이 앉아 있는 우리나라 중년 남성 직장인이 위험하다.

필자는 허리디스크를 가장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앉은 자세는 체중이 다리로 분산되지 않아 서 있을 때보다 척추 부담이 1.5배 이상 늘어난다. 지속적인 부담을 받는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는 제자리를 벗어나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밀려난 디스크가 주변 신경을 압박해 다리 통증이나 저림 등 하지방사통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오래 앉아있는 직장인의 경우 뻐근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등이 자주 느껴지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하고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약침, 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 통합 치료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허리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추나요법을 실시한다. 비뚤어진 척추와 골반, 근육을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척추를 교정해 균형을 바로잡는다. 이어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경혈과 통증 부위에 직접 놓아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침치료는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 부기와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뼈와 근육을 강화시키는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의자 중독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종일 서 있을 수 는 없는 노릇이지만 틈틈이 일어서 있고 서성거리는 것만으로도 허리디스크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1시간을 앉아있었다면 5분 정도 일어나 척추에 높아진 압력을 낮춰주도록 하자.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앉아있는 직장인이라면 앉는 자세를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사무실 의자 등받이는 10도 정도 뒤로 젖히게 조정하고 엉덩이를 뒤로 빼서 허리의 S자 곡선이 유지되도록 하자.

건강한 허리를 위해 일어나고 걷기를 조언한다. 점심 후에는 가벼운 산책을 즐기고 업무 중에는 틈틈이 일어나는 습관을 갖추자.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퇴근도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척추의 동반자 의자를 때로는 멀리할 필요가 있다. 앉아서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걸어서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한 법이다.

김동우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헬스동아#건강#의학#의자병#꽃중년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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