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약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고위험 임신부’ 건강관리 팁
기저질환으로 먹던 약 있으면 스스로 판단해 중단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 후에 결정해야
무조건 안정 취하는 것보다 하루 30분씩 걷기 운동 도움

단국대병원 산부인과 강윤단 교수가 임신성 고혈압으로 입원한 고위험 임신부와 안전한 출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단국대병원 제공
단국대병원 산부인과 강윤단 교수가 임신성 고혈압으로 입원한 고위험 임신부와 안전한 출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단국대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사회 환경의 변화 등에 따라 결혼 적령기 남녀의 결혼 시기가 더 늦춰지고 있다. 늦은 결혼으로 인한 ‘고위험 임신’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

고위험 임신이란 당뇨병 고혈압 등 기존 질병으로 인해 임신부나 태아,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되는 임신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만 35세 이상 고령 임신의 비율은 2009년 15.4%에서 2019년 33.4%로 10년 사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통상 고령 임신이 고위험 임신으로 이어진다. 단국대병원 산부인과 강윤단 교수는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부는 만성질환이 있을 확률이 높고 태아 염색체 이상이나 산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위험 임신의 오해와 진실을 강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고위험 임신 산모의 유산 및 조산 확률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산모의 경우 유산은 최대 25%, 조산은 최대 26% 늘어날 수 있다. 또 고령 임신의 경우 조산이 15%가량 증가한다. 고령 임신은 태아 염색체 이상 빈도가 높아 유산 위험도 높다. 만 35세 이상이면서 고혈압, 천식, 비만, 당뇨병, 갑상샘병 등의 질환이 있는 고위험 임신의 경우 임신 계획 시기부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임신 중에 산전 관리도 면밀히 해야 된다. 특히 기저질환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화된 산전 관리가 중요하다.”

―유전자 검사에서 이상이 나왔다면….

“고령 임신, 쌍둥이 임신, 산모의 당뇨병, 신경관 결손, 염색체 이상 태아를 분만한 과거력 등이 기형아 임신과 태아 염색체 이상의 위험 인자이다. 최근 고위험 임신에서는 유전자 검사(NIPT)를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이상이 나왔다고 해도 태아 조직이나 양수를 직접 검사하지 않고 산모의 혈액에서 간접적으로 시행하는 검사인 만큼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산모가 비만이거나 태아가 아닌 태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엔 검사 결과가 부정확할 수 있다. 또 실제는 정상인데 검사에서 이상이 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고위험 임신부는 일반 임신부보다 병원에 더 자주 다녀야 하나.

“일반 임신부는 임신 28주까지는 4주 간격, 36주까지는 2주 간격, 36주 이후부터는 매주 산전 진찰을 받는다. 고위험 임신부의 경우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에 따라 의사의 판단하에 산전 진찰 간격이 조정될 수 있다. 고위험이더라도 질병이 잘 조절되면 일반 임부와 비슷한 정도로 다닌다. 하지만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경우 1주일에 두 번 이상 진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기저질환으로 임신 전부터 복용하던 약이 있다. 복용을 중단해야 하나.

“기저질환과 약의 종류에 따라 임신 전후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약, 성분을 바꾸어서 복용해야 하는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약 등으로 나뉜다. 임신 중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물도 있다. 따라서 자의적인 복용 중단은 오히려 기존 질환을 악화시켜 임산부와 태아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임신 전후에 복용하는 약물이 있다면 반드시 주치의에게 말해야 한다. 임신 또는 수유 중 복용하는 약물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마더세이프 상담센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전화, 문자 상담도 가능하다. 그리고 약학정보원 의약품 검색, 킴스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에서도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다.”

―고위험 임신부는 활동을 줄이고 안정을 취하는 게 좋을까.

“일반적으로 임신부에게는 걷기와 가벼운 조깅, 수영 등의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통상 일주일에 5∼7일, 하루 30분 정도 운동하는 걸 추천한다. 고위험 임신부의 경우 무조건 안정을 취할 것이 아니라 질환이나 산과적 합병증에 따라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있는 임신부는 증등도 운동을 추천한다. 하루 30분 정도 빠르게 걷기 등을 매 식사 이후 10분 정도 있다가 시행한다. 다만 임신성 고혈압이 발생한 임신부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운동이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고, 근육으로 혈류를 증가시켜 태반 내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위험 임신부는 자연분만이 불가능한가.

“고위험 임신부 모두가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치태반이나 태아곤란증 등의 경우는 제왕절개 분만이 필요하다. 임신성 당뇨병 등으로 인해 태아가 과도하게 크거나 산모가 비만할 때도 제왕절개 빈도가 증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임신부와 태아의 상황에 맞는 출산 방법을 의사와 상담한 후 적절히 선택해 안전하게 분만하는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임신#고위험 임산부#건강관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