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 모바일 DNA 심다. 위기에 빛난 이정헌 대표의 3년

동아닷컴 입력 2021-02-03 17:49수정 2021-02-0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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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계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이가 있다. 바로 올해 취임 3년 차를 맞은 넥슨 코리아의 이정헌 대표다.

2003년 넥슨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정헌 대표는 이후 사업 실무부터 사업총괄 임원을 두루 거쳐 지난 2018년 넥슨 코리아의 신임 대표로 선임되어 15년의 세월 동안 사원에서 대표까지 승진하는 드문 승진 이력으로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특히, 2010년 네오플 조종실 실장, 2012년 피파실 실장, 2014년 사업본부 본부장을 거친 후 2015년부터 사업총괄 부사장을 맡는 동안 던전앤파이터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었으며,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 종료 이후 혼란스러웠던 피파온라인을 성공적으로 넥슨에 안착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넥슨 이정헌 대표(자료출처-게임동아)

2015년 사업총괄로 선임된 이전까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모바일게임 시장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넥슨의 체재를 모바일 체재로 안착시킨 것도 이정헌 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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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대표는 넥슨의 주력 개발 스튜디오로 활약 중인 넷게임즈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퍼블리싱을 맡았고, '2016 대한민국 게임 대상'을 수상한 '히트'의 서비스를 총괄한 것을 시작으로 '다크어벤저3', 'AxE(액스)', '오버히트' 등의 모바일게임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실적을 지닌 이정헌 대표인 만큼 2018년 이후 넥슨은 그야말로 모바일 시장 진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비록 ‘야생의 땅: 듀랑고’, ‘트라하’ 등의 게임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넷게임즈의 ‘V4’, 슈퍼캣의 ‘바람의 나라:연’, 카트라이더 IP를 사용한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등의 게임이 잇따라 큰 성공을 거두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V4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이러한 성과는 넥슨의 큰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록했다는 것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 2019년 1월 넥슨은 새해 초부터 급작스러운 매각 이슈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넥슨의 추정 가치는 무려 13조 원.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 컴캐스트, 디즈니 등이 매수 기업으로 꼽힐 정도로 국내 증권 거래 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다.

이렇듯 회사의 매각에 대해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경제지에서도 언급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는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이정헌 대표는 2019년 상반기 공식 석상에 나서는 대신 직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게임 프로젝트를 방향성을 한 번 더 고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매각 이슈가 사그라진 넥슨은 8월부터 강도 높은 프로젝트 재검토에 나서며, 대대적인 내부 정리에 들어갔다. 이러한 게임 중에서는 9년 동안 600억 이상의 금액이 투입된 ‘페리아 연대기’와 ‘메이플스토리 오딧세이’ 등의 게임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수의 신작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대신 깊이 있는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는 게임을 선보인다는 새로운 기조 아래 ‘듀랑고’, ‘히트’,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 ‘니드포스피드 엣지’, ‘어센던트 원’ 등 출시 시기와 상관없이 과감히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추진하기도 했다.

히트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급작스러운 매각 이슈와 강도 높은 프로젝트 재평가 및 잇따른 게임 서비스 종료까지. 2019년 대대적인 정비를 마친 넥슨은 많은 이슈에도 불구.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피파온라인4 등 넥슨의 IP(지적재산권) 성장세와 넷게임즈의 신작 V4의 흥행으로 2019년 매출 2조 6,840억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더욱이 넥슨의 성과를 달성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피파온라인4와 던전앤파이터 그리고 V4 모두 이정헌 대표의 손길이 닿았던 작품이라는 것은 더욱 큰 의미를 주기도 했다

내부 정비를 마친 넥슨은 2020년 더욱 큰 성과를 기록했다. 2020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더욱 투자해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이정헌 대표의 말처럼 넥슨은 상반기 에만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피파 모바일’을 성공적으로 런칭 시켰다.

넥슨 매출 변화(자료출처-게임동아)

더욱이 8월 출시된 '바람의 나라:연'의 경우 구글플레이 매출 2위에 오르며, 부동의 모바일 매출 1~2위를 기록 중인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구도를 깨는 첫 게임으로 등극하는 등의 흥행을 거뒀다. 여기에 V4의 꾸준한 흥행과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앞세운 메이플스토리M의 역주행까지 시작되며, 모바일 매출 10위권에 무려 3개의 게임이 이름을 올리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 2020년 3분기 국내 지역에서만 452%라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이전까지 온라인에 집중되어 있던 회사의 균형을 모바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가능성에 머물러 있던 넥슨의 모바일 영향력이 드디어 시장에 드러난 셈이다.

노조설립과 회사 내부의 운영 방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도 이정헌 대표의 행보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설립된 넥슨 노조는 거대 게임사 중 첫 번째 노조라는 점에서 큰 이슈로 떠올랐지만, 이 대표는 “노조 활동을 존중하고 충분한 대화로 협력을 이끌어 가겠다”라는 사내 공지를 통해 넥슨 노조와 원활한 관계 이끌어가고 있다.

IT업계에서 흔치 않은 노조 설립 사례이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다수의 프로젝트 폐지로 인한 인사이동 속에서도 회사와 넥슨 노조는 큰 갈등 없이 이동을 마무리 지었다. 여기에 2019년 이정헌 대표는 노사 협의를 통해 포괄임금제 폐지와 유연근무제, 전환배치제도, 복리후생 확대 등 79개 항목의 단체 협약을 발표해 더욱 큰 지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최근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 직군 5,000만 원, 비개발직군 4,500만 원으로 업계 최대 폭으로 상승하는 임금 인상 발표하여 새로운 인재 모집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이는 "누구나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이정헌 대표의 뜻이 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매출 변화(자료출처-게임동아)

이처럼 이정헌 대표의 취임 이후 3년은 넥슨의 27년 역사 중 가장 숨 가쁘고 격렬한 변화가 이어진 3년이었다. 회사의 매각 이슈, 노조의 설립, 개발 프로젝트의 전면 개편과 모바일 시장으로의 전환까지 3년의 세월 동안 발생한 일만도 여느 회사의 역사 전체에 버금갈 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정헌 대표 취임 이후 넥슨은 2019년 매출 2조 6,840억, 순이익 1조 2,491억 원으로 엔씨, 넷마블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고, 2020년은 3분기 국내 매출이 400% 이상 증가하는 등 게임 서비스와 운영 전반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3년 입사 후 지금까지 오롯이 넥슨에서 이력을 쌓아가며 넥슨맨으로 18년의 세월을 보낸 이정헌 대표가 과연 2021년 새롭게 시작되는 넥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의 소식에 게임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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