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발칵 ‘오징어 기생충’…알고보니 정자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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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9일 2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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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오징어 내장 부위에 붙어있는 정자덩어리인 정협.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수컷 오징어 내장 부위에 붙어있는 정자덩어리인 정협.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최근 온라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오징어 기생충’은 수컷 오징어의 정자덩어리로 밝혀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9일 “오징어에서 기생충이 나온다는 소문은 대부분의 경우 기생충이 아니라 수컷 오징어의 정자덩어리다”고 전했다.

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송혜진 박사는 “소비자들이 오징어 내장을 손질하다가 툭 튀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기생충이 아니라 수컷 오징어의 정자덩어리, 즉 정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오징어를 구입해 가정에서 직접 손질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일부 소비자가 인터넷상에 ‘기생충이 있어 못 먹겠다’는 글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박사에 따르면 정협은 살짝만 건드려도 터져버리는 구조로 돼 있다. 수컷은 생식기를 이용해 자신의 체내에서 정협을 꺼내 암컷의 입주변 구강막에 부착시킨다. 이때 정협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마찰 또는 생리화학적 반응으로 얇은 막에 싸인 정자 덩어리가 터져 나오게 된다.

이 덩어리들은 암컷의 구강막에 계속 붙어 있다가 1~2개월이 지난 뒤 산란 시에 암컷의 난과 수정하게 된다고 송 박사는 설명했다.

수산과학원 측은 “정협의 모양새가 얼핏 보면 기생충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면서 “수과원에서 제공하는 동영상을 보면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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