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피하주사 이어 알약까지… 셀트리온, 먹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착수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8월 20일 11시 09분


‘램시마 삼총사’ 라인업 완성 추진
英 인트랙트파마와 공동연구협약
경구용 인플릭시맙 개발
자가면역질환 치료 편의 개선 기대
내년 하반기 임상 돌입 전망
日 아베 총리 지병으로 치료제 관심↑
“55조 원 규모 시장서 강력한 경쟁력 확보 기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일 영국 바이오기업 ‘인트랙트파마(Intract Pharma)’와 경구용 인플릭시맙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협약(JDA, Joint Development Agreement)을 맺고 본격적으로 의약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제형에 이어 ‘알약’ 형태 램시마 의약품을 개발해 이른바 ‘램시마 삼총사’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셀트리온 램시마는 염증성장질환과 류마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다. 염증성장질환 분야 의료진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염증성장질환 일종인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증상은 혈변과 설사, 복통 등이다. 발병하면 평생 지속되는 난치성 질환으로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높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자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인트랙트파마는 지난 2015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분사한 바이오기업이다. 단백질의약품을 장으로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독자적인 경구 제형 기술을 갖고 애브비·얀센·머크 등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공동연구협약을 통해 전 세계 약 55조 원 규모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초로 글로벌 상업화에 성공한 정맥주사(IV, Intravenous) 형태 ‘램시마’와 최초의 피하주사(SC, Subcutaneous) 제형인 ‘램시마SC’를 개발한데 이어 램시마 브랜드 새로운 옵션을 경구용으로 선보인다는 목표다.
셀트리온 램시마SC
셀트리온 램시마SC
이번 계약 조건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인트랙트파마에 인플릭시맙을 임상원료물질로 공급하고 인트랙트파마는 이를 바탕으로 경구용 인플릭시맙 제품 개발 및 검증을 진행하게 된다. 셀트리온 측은 이와 더불어 임상 2상 완료 시 우선협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시에도 매출 일부를 로열티로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인트랙트파마 또는 기술을 양도받은 다른 회사가 해당 제품 상업화에 성공한 경우에도 셀트리온그룹은 상업 물질 생산을 위한 인플릭시맙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공동개발로 상업화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염증성장질환(IBD)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최초의 경구용 인플릭시맙이 의료계에 등장하게 된다.

두 업체는 해당 제품이 인플릭시맙 시장은 물론 전체 TNF-α 억제제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트랙트파마는 항체를 안정적으로 장에 전달하는 기술 플랫폼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이번 협력이 경구용 인플릭시맙 치료제를 비롯해 다른 경구용 항체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트랙트파마는 이미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경구용 인플릭시맙에 대해 비임상 및 임상 1상을 면제받았다. 내년 하반기 중 IBD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2a를 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IBD 시장은 오는 2026년 약 24조 원 수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발맞춰 정맥주사와 피하주사에 이어 알약 형태 경구용 제품을 개발해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그룹은 인트랙트파마와 기술 제휴를 통해 효능과 안전성, 편리성이 높은 경구용 인플릭시맙 제품 공동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임상 디자인 단계부터 개발을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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