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물체 오우무아무아, 수소얼음 아니다…정체는 다시 미궁 속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8일 11시 06분


오우무아무아의 상상도(Joy Pollard,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 NOIRLab NSF AURA 제공) 2020.08.18 /뉴스1
오우무아무아의 상상도(Joy Pollard, The International Gemini Observatory NOIRLab NSF AURA 제공) 2020.08.18 /뉴스1
태양계 밖에서 날아온 외계 성간체 오우무아무아(1I/2017 U1·Oumuamua)의 정체가 ‘수소 얼음’이라는 학계 의견이 있었는데, 이를 국내 연구진이 반박했다. 오우무아무아가 수소얼음이라면 현 물리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해야 하는데 물리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가속운동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티엠 황(Thiem Hoang)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이같은 연구 결과를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2018년 스피처(Spitzer)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오우무아무아는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마치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가속운동을 보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고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가 오우무아무아를 가속 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수소 얼음은 아직 우주에서 발견된 적이 없지만, 만약 발견된다면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거대분자운(GMC, Giant Molecular Cloud)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티엠 황 박사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의 아브라함 로브(Abraham Loeb) 교수는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연구진은 거대분자운의 밀도가 가장 높은 영역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 하면서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과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을 계산했다. 그 결과 거대분자운에서는 수소 얼음덩이로 이루어진 성간천체가 만들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졌다고해도 거대분자운에서 태양계에 진입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기체입자들과 충돌하거나 태양빛을 받아 얼음이 녹아 결국 파괴된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 중 하나인 ‘GMC W51’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진다고 가정했다. GMC W51은 지구로부터 약 1만7000광년 떨어져 있다. 여기서 만약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덩어리가 생겨 태양계로 날아오는 과정에서 미세한 입자들이 부딪히게 된다. 미세한 입자가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표면의 수소 얼음이 날라가게 된다.

연구진은 약 200m 크기의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덩어리가 거대분자운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태양계로 오는 과정에서 천만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의 계산에 따르면 오우무아무아가 5km보다 큰 수소 얼음덩어리라면 지금과 같은 크기로 살아남을 수 있다. 문제는 현재의 물리 이론은 그 정도로 큰 크기의 수소 얼음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티엠 황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연구센터 박사는 “우리는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에서 형성되는 과정을 규명함과 동시에 만약 분자운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쉽게 형성된다면 이러한 성간천체는 우주에 흔하게 존재할 것이며, 이는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dark matter)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아브라함 로브 교수도 “오우무아무아는 수소 얼음덩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이 성간천체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다”며 “이러한 성간천체 연구는 우주의 기원을 밝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2022년 베라 루빈 천문대(VRO, Vera C. Rubin Observatory)의 세계 최대 8.4m 탐사 망원경이 본격 가동되면 이러한 성간천체를 일 년에 1~2개꼴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박사는 “2017년 오우무아무아에 이어, 2019년에는 보리소프(2I/Borisov)가 발견돼 태양계 밖 외계천체 발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도 이러한 거대 연구시설을 이용해 우리 태양계뿐만 아니라, 외계행성계의 기원에 관한 연구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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