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세포 내 침투 원천 차단”… JW중외제약, 항암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추진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6월 17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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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t표적항암제 혁신신약 후보물질 약물 재창출
국내 첫 시도 매커니즘
차별화된 작용기전·임상 1상 통해 안전성 입증
약효농도 낮춰 항암제 독성 문제 해소
기존 램데시비르 등 대조약물보다 항바이러스 4배↑

JW중외제약이 항암제 후보물질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다른 제약사보다 치료제 개발 발표가 늦었지만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차별화된 작용기전을 활용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이미 인체 대상 임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이미 관련 특허까지 출원한 상태다.

JW중외제약은 Wnt(윈트)표적항암제 후보물질 ‘CWP291’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용 조성물’ 특허를 출원하고 본격적으로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치료제 개발은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전략으로 진행된다.

CWP291은 암 세포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 ‘윈트/베타카테닌(Wnt/β-catenin) 기전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급성골수성백혈병, 다발골수종, 위암 등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개발하고 있는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앞서 JW중외제약은 CWP291 임상연구에서 종양 저항성 발현에 주요 역할을 하는 GRP78 저해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GRP78은 우리 몸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세포 내로 수용하도록 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GRP78이 바이러스 돌기에서 작용을 해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JW중외제약은 후보물질 CWP291이 GRP78을 저해시킨다는 연구 데이터에서 착안해 해당 후보물질이 코로나19의 세포 침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치료제로서 임상 가능성을 검토했다. 해당 매커니즘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는 JW중외제약과 캐나다 소재 제약사 등 두 곳 뿐이며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감염저널(Journal of Infection)에 등재된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과 숙주 수용체 GRP78 결합 부위 예측’이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GRP78이 코로나19의 잠재적인 스파이크 결합 부위로 예측됐다.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과 GRP78의 상호작용을 저해시키면 바이러스 진입과 복제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JW중외제약은 세포실험을 통해 CWP291이 대조약물보다 동등 이상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확인했다. CWP291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된 ‘렘데시비르(에볼라 치료제)’를 비롯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 치료제 ‘로피나비르’ 등에 비해 약 4배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나타낸 결과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JW중외제약은 CWP291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 뿐 아니라 약물동태(체내 약물농도 변화)와 안전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개발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JW중외제약은 동물모델 시험에 돌입하는 동시에 임상 착수를 위한 국내외 기관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항암제는 독성 문제로 약물 재창출이 실현되지 못했지만 CWP291은 한국과 미국에서 안전성을 검증한 임상 1상의 약물 용량보다 낮은 농도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치료제 개발 추진 발표가 조금 늦었지만 이미 임상 1상을 거쳤고 차별화된 매커니즘을 갖춘 후보물질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CWP291의 약물 재창출 임상시험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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