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최고의 소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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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뀌며 코로나19 사태의 끝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발 집단 확진자 발생 이후 다양한 지역과 직업, 세대에서 n차 감염이 일어나며 코로나19 종식은 다시 먼 얘기가 됐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키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깜깜이 감염’이다. 엄청난 돈과 인력이 투입돼 세세한 연결고리를 찾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까지 일으키는 코로나19 앞에 완전 종식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생활공간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공기 청정과 공간 위생을 더한 청정위생 공간으로 관리해야 한다, 현재도 공간 방역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 순간적인 소독에 그치고 있다. 소독 후 짧은 시간이 지났더라도 확진자 방문 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는 실내 공기질 관리에 있어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기에 새로운 기준과 관리법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종식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소독으로는 부족하며 과학적으로 검증된 기준으로 행해지는 지속적인 공간 위생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공간 방역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소독과 환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방법을 제시하진 못했다. 미세먼지나 라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반적인 실내 공기 질 정화가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공간 방역의 개념에서 소독과 환기에 접근하는 것은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창문을 한 시간 동안 열어 두면 해당 공간의 공기가 6회 정도 교체되는데 실내 공기를 1시간 이내에 5회 이상 순환시킬 수 있으면 바이러스 양이 100분의 1로 줄어든다며 환기가 ‘최고의 소독’임을 강조했다.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받는 국가격리 음압 병상의 경우 통상적으로 한 시간에 12번 공기가 교체된다. 다만 이는 일반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일 뿐 환기는 공간적 특성에 따라 환기량의 편차가 크므로 이를 관리해줄 전문적 기준이 필요하다.

결국 청정위생 공간을 위해서는 공간별 특성, 환기장치 성능과 필터 종류와 교체 주기, 재실자 현황에 따른 환기량, 발암 및 비발암 물질의 위해성 등이 모두 고려돼야 한다. 공기 질 측정 데이터, 정기적인 소독 주기, 소독액의 적합성 등도 추가돼야 한다. 공간 방역 기준을 정함에 있어 기후, 대기, 기상, 에너지, 환경보건, 건축 등 다양한 전문가의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K방역’이 성과를 낸 이면에는 정확한 해법을 제시한 질병관리본부와 이를 성실하게 따라준 국민이 있었다. 정부와 민간을 떠나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청정위생 공간을 위한 정확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두 주자 역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기상산업연합회장
#생활 속 거리 두기#코로나19#k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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