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없이 항체 만들어내… 코로나 백신 개발 기대감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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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모더나 “45명 대상 1차임상서 효과”… 트럼프 “엄청나게 긍정적 소식”
내년 초 최종 성공여부 확인될듯… 전문가들 “과도한 의미부여 경계”

미국, 중국, 프랑스, 한국 등이 모두 뛰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미국이 승기를 쥘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생명공학업체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시험에서 항체 형성 효과가 일부 확인됐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이 건강한 성인 남녀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1상에서 긍정적인(positive)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참가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눠 mRNA-1273을 저농도와 중간 농도, 고농도로 각각 접종했는데 일부 고농도 접종을 제외하고 부작용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45명 전원이 코로나19 완치자에게서 관찰되는 양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항체가 형성됐다. 백신이 인체 면역기능에 정상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또 일부(8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추가 분석에서는 바이러스 독성을 떨어뜨려 코로나19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도 발견됐다.

미국 기업의 유력한 백신 후보 등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신과 치료, 치료법에 관한 엄청나게 훌륭하고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모더나는 이미 이달 6일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600명 규모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데 이어 환자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최종 임상시험(3상)도 7월 중에 들어갈 계획이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백신의 최종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mRNA-1273과 같은 핵산(RNA) 백신은 개발이 빠르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전 세계에서 널리 연구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최소 2개 기업과 기관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백신의 조기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세계 증시도 일제히 반등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3.85%)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3.15%), 나스닥지수(2.44%)는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피도 19일 전 거래일보다 2.25%(43.50포인트) 오른 1,980.61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1.49%)을 비롯해 대만(1.12%), 중국(0.81%) 등 아시아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원 내린 달러당 1225.3원에 마감했다.

다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더나의 mRNA 백신 기술은 최신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중간 결과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도한 의미 부여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모더나 주식이 급등하면서 몬세프 슬라우이 미 백악관 코로나19 백신개발 최고책임자(61)는 이해 상충 논란에 휩싸였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는 모더나 주식 약 16만 주(약 152억 원)를 스톡옵션 형태로 보유했다. 논란이 고조되자 슬라우이 책임자는 “스톡옵션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전주영·조유라 기자
#코로나19#모더나#백신#후보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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