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흙 가지러… 6번째 탐사선이 갑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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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발사 앞둔 ‘퍼시비어런스’… 내년 착륙해 첫 토양 샘플 수집
이산화탄소로 산소 생산 시험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에 착륙 구동계 등을 장착하고 있다. NASA 제공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에 착륙 구동계 등을 장착하고 있다. NASA 제공
화성 표면에서 흙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인류 최초의 임무가 이르면 7월 대장정에 나선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새 화성 탐사선 ‘퍼시비어런스’가 그 주인공이다. 영어로 ‘인내’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이 탐사선은 2012년 8월부터 8년간 화성을 탐사한 미국의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이동 로봇)의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퍼시비어런스는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7월 중순부터 8월 초 사이 발사를 앞두고 현재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2월 18일 화성의 ‘예저로(Jezero)’ 크레이터(분화구)에 착륙해 탐사를 시작한다.

퍼시비어런스는 1997년 최초의 화성 탐사 로버로 착륙에 성공한 ‘소저너’와 2004년 착륙한 ‘스피릿’ ‘오퍼튜니티’, 2012년 ‘큐리오시티’, 2018년 화성 지질 탐사 목적의 로버 ‘인사이트’에 이은 NASA의 6번째 화성 탐사 로버다. 기존 탐사 로버들이 화성의 기후와 대기, 물의 흔적, 암석 조사 등의 미션을 수행한 것과 달리 퍼시비어런스는 기존 미션 외에도 화성 토양 샘플을 수집해 지구로 귀환시키는 게 핵심 미션이다.

인류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이후 달 암석과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왔다. 화성 토양 샘플을 직접 지구로 귀환시키는 미션은 이번에 처음 시도된다. 지금까지 화성 탐사 로버가 관측한 이미지와 토양 분광 분석 데이터 등은 화성의 환경과 물질을 직접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로버의 탐사 결과로 만들어진 간접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화성의 토양 샘플을 직접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면 물과 생명체 흔적을 찾는 연구는 물론 2030년 이후 진행될 화성 유인 탐사에 도움을 줄 데이터를 얻게 된다.

NASA는 유럽우주국(ESA)과 손잡고 2026년 퍼시비어런스가 수집한 표본 수거를 위한 로버와 착륙선, 지구 귀환 궤도선을 2대의 탐사선으로 나눠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31년경 화성 토양 샘플을 지구로 들여오게 된다.

NASA는 4월 말 퍼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을 돕기 위한 로켓 구동계와 퍼시비어런스를 결합시키는 작업을 완료했다. 화성 진입, 하강, 착륙 단계에서 활용될 낙하산과 착륙 장치, 보호캡슐 등에 대한 테스트도 완료 단계다.

퍼시비어런스의 모습은 큐리오시티와 유사하지만 길이가 약 12cm 더 길고 무게도 126kg 더 무거운 1025kg에 달한다. 보다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카메라를 포함해 총 23대의 카메라가 장착된다. 큐리오시티보다 바퀴의 크기를 더 키우고 이동 경로를 최대 5배 빨리 계산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내년 착륙한 뒤 화성에서의 1년에 해당되는 687일 동안 화성의 토양을 수집한다. 예저로 분화구 부근 5∼20km를 이동하며 드릴을 통해 화성 표면에 구멍을 만들어 채취한다.

퍼시비어런스는 화성 대기 중 96%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 이산화탄소로 산소를 생산하는 기술도 시험한다. 유인 화성 탐사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화성에서 첫 비행이 시도되는 태양열 구동 헬리콥터 ‘인저뉴이티’도 퍼시비어런스에 탑재된다. 4파운드(약 1.8kg) 무게의 인저뉴이티는 화성 대기에서의 비행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비행에 나선다.

NASA는 “앞으로 6주간 발사 준비를 진행할 것이며 7월 중순 이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틀라스V 541’ 로켓을 통해 발사될 예정”이라며 “화석 샘플의 지구 귀환 미션은 향후 유인 화성 탐사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퍼시비어런스#화성#탐사선#미국항공우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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