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바이오, ‘혁신신약’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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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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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최근까지 30개의 신약을 만들었고 매출 1조 원 이상 회사도 5개가 나오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혁신신약’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연구생산 시설을 신축하며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항암제 공장을 준공하면서 올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종근당은 향후 5년 이내에 인도네시아 항암제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고, 이곳을 생산 거점으로 아세안 10개국과 중동 등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목표이다.

올해 창립 93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지난해 미국에 설립한 유한USA가 올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유한양행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금액 1100억 원에서 올해는 16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특히 역점을 두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R&D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지난해 1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글로벌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생명과학본부의 R&D 인원을 360명(2017년)에서 올해 약 45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혁신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혁신신약은 기존에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질환을 새로운 약물 작용기전으로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약’이다.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간한 ‘신약 치료법 승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승인받은 신약 59개 중 혁신신약은 15개(33%)로 조사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 7개국만 개발에 성공했다.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JW중외제약은 지난해 8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인 혁신신약 ‘JW1601’을 전 세계 1위 피부 관련 제약사인 레오파마에 4500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983년 중앙연구소 설립 이후 혁신신약 영역에서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기술을 축적했다. 중외제약은 또 모낭 줄기세포 등을 통해 머리카락을 재생시키는 탈모 혁신신약 ‘CWL080061’을 미국 펜실베니아 의대 연구팀과 협업 중이다.

종근당은 희귀질환인 헌팅턴 질환 치료제 등 혁신신약에 대한 임상에 들어가는 등 새로운 약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헌팅턴 질환은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근육 조정능력과 인식능력 저하를 야기하는 질환이다. 인체의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기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몰두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암세포의 특성이나 약점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 ‘IDX-1197’ 개발에 나서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치료 과정에서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도 함께 손상시키는 기존의 치료제와는 달라 부작용이 적고 환자의 고통도 덜하다. 일동제약은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 주관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R&D 투자를 늘려가며 새로운 약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매출 대비 5∼10%대 R&D 투자를 하다가 2009년부터는 10∼15%, 최근 3년간 20% 가까운 금액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2006년 고혈압 치료제로 출시된 아모잘탄은 출시 1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한미약품의 대표적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한미약품은 글로벌 혁신신약과 새로운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SK케미칼에서 분할 설립된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도 국내 최초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와 세계 최초 스카이셀플루4 등 자체 개발 백신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도 2017년 12월 출시된 후 지난해에만 350억 원 매출을 올리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한국과 글로벌 시장의 변화된 양상에 발맞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주인정신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도모한다. 동아제약은 헬스케어 사업 부문, 박카스 사업 부문 두 축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성인용 기저귀, 영양식 등 실버사업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세먼지로 덮인 한국의 일상 속에서 보령제약은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되는 용각산쿨로 적극 대응한다. 물 없이 복용하는 용각산쿨은 기관지 내부에서 점액의 분비를 높이고 섬모 운동을 활발하게 해 기관지의 자정작용을 높여 ‘기관지 필터’ 역할을 하게 된다.

GC녹십자는 지친 일상에 있는 직장인에게 유용한 각종 비타민제를 냈다. 고함량 기능성 비타민제 ‘비맥스 시리즈’는 활성비타민B군은 물론 비타민 10여 종과 각종 미네랄이 균형 있게 함유돼 육체피로, 체력저하를 개선하고 신경·근육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동화약품은 구취로 힘들어하는 환자로부터 냄새를 제거하는 ‘잇백이너프레쉬’를 개발해 출시했다. 이 약품은 파슬리 잎에서 추출한 오일로 배 속의 냄새를 중화시키는 신제품이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bio 의약#신약#제약바이오특집#비상하는 제약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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