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당뇨, 성인과 달라… 매일 주사 맞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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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병 주로 어린이에게 나타나
인슐린 분비 기능 없어 저혈당 발생… 자가혈당측정-인슐린 주입 매일 해야


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당뇨병연맹(IDF)이 제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당뇨병 환자는 국내에만 500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 소아 당뇨병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소아 당뇨병은 발생 원인과 진행이 일반적인 당뇨병과 다른 경우가 많다.

 
○ 일반적 당뇨병과 전혀 다른 소아 당뇨병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 임신성 당뇨병 등으로 크게 나뉜다.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생긴다. 과한 당분 섭취 및 운동 부족, 과로와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과 노화에 기인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2형 당뇨병이다.

반면 1형 당뇨병은 ‘혈당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2형 당뇨병과는 다른 병이다. 1형 당뇨병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환자의 신체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적(敵)으로 간주해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스스로 인슐린을 생산할 여력이 없어진다.


1형 당뇨병은 주로 어린이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1형이 ‘소아 당뇨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기능이 없다시피 해 증상이 더 심하다. 인슐린은 인체에 들어온 양분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혈당의 변동 폭이 큰 1형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큰 공포는 저혈당이다. 1형 당뇨병 환자는 평균적으로 1주일에 2회가량 저혈당을 경험한다. 과도한 발한, 피로감, 어지럼증이 생기면서 심한 경우 발작, 의식 상실, 나아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증상이 감지되지 않는 야간에 저혈당이 발생하면 위험은 더 커진다. 어린 환자와 부모에게는 취침 시간조차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인슐린 주입이 1형 당뇨병의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혈당 변화를 항상 체크하고 적정량의 인슐린을 주입하는 과정을 평생 반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저혈당 발현이나 고혈당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활동이 많은 성장기 아동의 경우 혈당 변화가 더 극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혈당 검사법인 자가혈당측정(SMBG)은 하루 최소 8번, 인슐린 주입은 최소 4회 이상 해야 한다. 이처럼 소아 당뇨병 환자는 잦은 주사기 사용으로 주변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받기 쉽다. 학교 교사나 친구들에게 질병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성장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1형 당뇨병에 대한 바른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이유다. 채혈과 주사기 사용이 어린 환자들에겐 쉽지 않아 최근 펜(pen)형 주입기나 인슐린 주입 포트(port), 혈당 변화에 따라 인슐린 주입량을 조절하는 인슐린 펌프 등이 개발돼 있다.

○ 혈당 관리만 잘하면 성장에는 문제없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어린이의 경우 혈당만 잘 관리하면 성장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형 당뇨병 환자다. 미국 수영선수인 게리 홀 주니어는 25세에 1형 당뇨병에 걸렸지만 이후 올림픽에서 메달을 3개나 땄다. 간혹 어린이도 2형 당뇨병에 걸린다. 과한 당분 섭취 등 서구식 식습관과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당뇨병은 합병증 관리가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당뇨병 환자의 14.2%(35만6000명)가 망막병증과 백내장 등 눈 관련 합병증을, 13.4%(33만7000명)가 신경병증 동반 합병증을, 5.8%(14만7000명)가 신장 합병증을 앓고 있다.

합병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실명이나 사지(四肢) 절단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혈당이 높으면 혈관이나 장기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정상인에 비해 세균 감염이 잘 일어난다. 가벼운 상처도 잘 낫지 않아 발 등 말단 부위의 궤양이나 괴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식습관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하루 당분 섭취량을 총칼로리의 10% 이내로 줄여야 한다. 설탕이나 음료수 등에 들어 있는 단당류는 혈당을 급속히 올리므로 가능한 한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백혜리 교수는 “소아 환자의 경우 조기에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꿔 혈당을 잘 조절하면 성인이 된 이후 중증 질환으로 번질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형 당뇨병#소아 당뇨병#인슐린#혈당 관리#당뇨 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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