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엄마…” 말 더듬는 아이에겐 과도한 비판이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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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부담주면 병으로 이어질 수도… 리듬 타면서 말하기 등 연습이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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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엄마 하하학교 다녀왔어요.”

아이가 간혹 이렇게 말을 더듬으면 ‘언어장애가 있나’라며 걱정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말더듬’ 증상은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말이 막혀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대화 중간 중간 말을 더듬는다. 하지만 이 빈도가 심해 말할 때 심리적 부담을 갖는다면 병적인 ‘말더듬’으로 규정한다.

말더듬 증상은 보통 생후 18개월부터 만 12세까지 나타난다. 주로 2∼5세 때 생긴다. 15세 이후에는 거의 사라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말더듬 진료 환자는 2014년 564명, 2015년 468명, 지난해 455명 등 500명 안팎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병적 말더듬은 말을 자주 더듬고 음이나 단어의 반복이 0.5초 이상 지속된다. 예를 들어 “오오오늘, 치치친친구를 만나”라고 말한다. 또 “나는 오…(늘 학교에 갔어요)” 식으로 말문이 갑자기 막히곤 한다. 이 밖에 △말하기 전 입술이 떨리거나 얼굴 근육이 경직되고 △말할 때 시선을 돌리거나 손을 비비는 등 특정 행동을 반복하고 △말이 막힐 때 소리를 지르는 경우 등도 말더듬에 의한 심리불안으로 볼 수 있다.

말더듬은 한 가지 원인보다 유전적, 발달적, 환경적,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3세 이전에는 유전이나 아이의 기질이 주요인이다. 5∼8세 때는 말이 유창하지 못할 때 주위의 과도한 비판 등 환경적 요인으로 말더듬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은 뒤 호흡 훈련과 이완 요법, 언어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평소 긴장을 풀고 천천히 말하는 연습을 하면서 심리치료를 병행한다. 후두내시경 검사나 발음 시 혀의 정확한 위치와 발음 상태를 확인하는 조음 검사를 할 필요도 있다.

가정 내 치료도 중요하다. 말을 더듬는 아이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된다. 천천히 읽기, 노래, 문장을 기억해 천천히 말하기, 리듬을 타면서 말하기 등을 부모와 함께 연습하는 게 좋다. 영유아의 조기 외국어 교육이 말더듬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발표된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의 사교육 노출, 이대로 괜찮은가?’에 따르면 5세 이하 아이에게 여러 언어를 한꺼번에 교육하면 한국식 발음을 해야 할 때 영어식 발음을 하는 등 실수를 반복해 말더듬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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