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병사 피로도, 만성 C형간염 환자와 비슷한 수준”…피로 악화 요인 1위는? ‘새벽 근무’
동아닷컴
입력 2016-05-05 14:202016년 5월 5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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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육군 병사의 피로도가 만성 C형간염 환자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 최스미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와 홍은지 국군 간호사관학교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4개 육군 부대 병사 300명을 설문한 결과 병사들의 피로도가 3.72(±1.05)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 3.0점, 허혈성 뇌졸중을 경험한 환자의 피로도인 2.9점보다 높은 것으로, 만성 C형간염 환자의 3.8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피로도 설문은 ‘자가 진단 피로도 테스트’로 불리는 FSS(Fatigue Severity Scale) 방식으로 평가됐다. 피로도가 가장 높으면 7점, 가장 낮으면 1점이다.
연구팀은 “설문 대상자의 평균 나이가 22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병사들의 피로도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면서 “병사들의 피로는 국방력의 비전투 손실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만성피로로 진행되지 않도록 피로에 대한 감별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사들의 피로 악화 요인 1위는 ‘새벽 근무’가 87.3%로 가장 많았다. 실제 교대근무가 2개 이상인 병사의 피로도(3.89)는 1개인 병사의 피로도(3.57)보다 높았다.
이어 ‘격한 신체활동(훈련, 체력단련 및 작업)’ 14.6%, ‘시설ㆍ환경 문제(덥거나 추운 환경, 단체생활 및 좁은 개인공간 등)’ 13.6% 등의 순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병사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7.08시간으로 군대 일과표에 규정된 8시간보다 낮았다. 이는 교대근무 간호사(6.9시간), 공기업 교대근무자(7시간)의 수면시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연구팀은 야간 근무 후 편안한 환경에서 자거나 휴식할 수 있는 일반인과 달리 병사들은 별도의 휴식 공간이 없고 낮에 작업이나 훈련으로 인해 수면 보충이 어렵다는 점에서 질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스미 교수는 “제한된 병력으로 부대를 운영하기 위해 병사들의 대부분이 2개 이상의 교대근무를 하는 만큼 이들에게 충분한 휴식 공간과 적정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군 전투력의 유지와 향상에 있어 병사의 건강증진행위의 실천은 중요하다”며 “교대근무 병사들의 건강증진행위의 실천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상자들의 피로에 대한 중재와 건강책임 강화 및 건강행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적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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