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다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수중 드론’을 이용해 정교한 3차원 해저 입체 지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해양과학 연구는 물론 건설업 등 관련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철 포스텍(포항공대) 극한환경로봇 연구실 교수팀은 포항 구룡포읍 장길리 앞바다 일대 500㎡(약 151평)에 대한 정밀 해저지도를 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바다 속 영상을 얻으려면 무선조종잠수정(ROV) 등을 바다 속에 내려 보내 광학카메라로 촬영했다. 초음파 장비로 바다 깊이를 측정하는 방법과 병행해 입체지도를 만들기도 했지만 1m 단위로만 구분할 수 있어 해상도가 낮았다. 유 교수팀은 정밀 수중탐사 장비 ‘사이클롭스(Cyclops)’를 자체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이클롭스는 바다 속에서 전후좌우 어느 방향으로든 수㎜ 단위로 정밀하게 헤엄칠 수 있어 일명 ‘수중 드론’이라고 불린다. 하늘을 나는 드론처럼 물속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고성능 카메라 장비로 해저지형을 촬영한다.
연구팀은 2013년 사이클롭스 개발을 마치고 성능개선을 거쳐 2015년 3월 실제 해저 탐사를 진행했다. 이렇게 얻어낸 데이터를 분석하고 5㎝ 단위로 구분할 수 있는 정밀한 해저지도를 완성한데 이어 3D프린터를 이용해 정밀한 바다 속 입체 모형을 만드는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상용화 할 경우 다양한 해저탐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저 지형의 변화를 수 ㎝ 단위로 확인할 수 있어 해양 지질학이나 생물학 연구는 물론 해저터널 건설 같은 대형 공사, 군사용 해저 지형 조사에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교수는 “항공기나 드론으로 지상을 촬영하는 작업을 수중에서 했다고 보면 된다”며 “바다 속 환경 정보를 필요로 하는 많은 분야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해양과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엘세이버 오션 엔지니어링(elsevier Ocean engineer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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