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뇌 산성도 실시간 관측하는 형광센서 ‘파도’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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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뇌 속 신경세포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브래들리 베이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책임연구원 팀은 뇌 속 산성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단백질 센서 ‘파도’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파도는 센서가 산성도를 감지해 파도치는 형상의 그래프를 내놓는다는 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체의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산성도(pH)가 유지돼야 한다.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면 암이나 뇌질환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뇌 속 산성도 변화는 특히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뇌 신경계 활동을 관찰하기 위해 번거로운 전극을 활용했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파도를 이용하면 형광 색 변화를 통해 간단하게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연구팀은 인간세포에 파도를 연결해 1초 이내 찰나의 순간에 생긴 산성도 변화를 1000분의 1초 수준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또 파도에 전기적 자극을 가해 산성도를 조절하면 주변 다른 세포 산성도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하며 향후 파도를 이용한 치료 가능성도 열었다.
브래들리 베이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책임연구원
브래들리 베이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책임연구원

베이커 연구원은 “신경세포부터 면역세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 세포의 질병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며 “향후 파킨슨병과 같이 신경세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뇌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4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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