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 ‘켈빈 전쟁’ 한국이 마침표… 양국 켈빈 측정 값 달라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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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석 한국표준연 책임연구원 “영국, 측정과정 오류” 사실 규명

영국과 프랑스의 ‘켈빈 전쟁’이 한국인 과학자에 의해 ‘평화적으로’ 끝났다. 켈빈(K)은 절대온도 단위로 영하 273.15도를 0K로 나타낸다.

2018년 개최되는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는 켈빈의 국제 표준이 새롭게 결정된다. 이를 앞두고 최근 10여 년간 전 세계 표준 선진국들은 더 정확한 켈빈 값을 구하기 위해 연구에 매달려 왔다.

영국과 프랑스의 국립표준연구소는 각각 볼츠만상수를 이용해 켈빈 값을 측정했고, 양측은 볼츠만상수가 100만 분의 3, 즉 0.000003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켈빈으로 바꾸면 0.001도 차이다. 이 때문에 어느 값이 더 정확한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양인석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사진)은 영국이 볼츠만상수 측정에 사용하는 아르곤 가스의 평균 분자 질량을 실제보다 100만 분의 3만큼 높게 측정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 결과를 측정 분야 국제 권위지인 ‘도량형학(Metrologia)’ 10월호에 발표했다. 영국은 한국의 연구 결과를 수용해 오류를 인정하고 측정 결과를 수정하면서 영국과 프랑스의 ‘켈빈 전쟁’은 일단락됐다.

양 연구원은 “만일 영국과 프랑스의 이견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켈빈 국제 표준 논의가 2018년 총회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양국의 심판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계적으로 국내 표준 기술의 위상을 높였다”고 밝혔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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