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 끼고 사과 따다보면 저절로 재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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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硏, 뇌중풍 환자 재활로봇 개발

한국기계연구원이 최근 개발한 재활로봇. 로봇 팔을 착용하고 화면으로 ‘사과 따기’ 게임을 하면서 팔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이 최근 개발한 재활로봇. 로봇 팔을 착용하고 화면으로 ‘사과 따기’ 게임을 하면서 팔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로봇 팔에 팔을 집어넣은 뒤 화면 앞에 앉는다. 곧 탐스러운 사과가 가득 열린 사과나무가 화면에 나타나고 ‘사과 따기’ 게임이 시작된다. 사과를 따는 방법은 간단하다. 허공에 대고 사과를 따는 시늉을 하는 것. 오른쪽 사과를 따고 싶으면 팔을 오른쪽으로 옮긴 뒤 실제 사과를 잡듯 손을 오므리면 된다.

사과 따기 게임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재활 치료 프로그램이다. 뇌중풍 등으로 팔이 마비된 환자가 팔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팔을 움직이는 동작을 반복하게 한다.

환자의 팔에 장착된 로봇 팔도 최근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신상’이다. 우현수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로봇 팔의 어깨부터 손까지 관절을 총 11개 달아 움직임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며 “어깨를 상하, 좌우, 전후로 모두 움직일 수 있고 손바닥도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 팔 무게는 15.3kg이다. 재활 로봇으로 사용되는 스위스의 로봇 팔과 비교해 무게가 20%가량 줄었다. 관절은 4개 늘었지만 더 가벼워진 셈이다. 인간형 로봇이나 최첨단 산업용 로봇에만 쓰이던 경량 고출력 통합 구동 모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모듈은 연구진이 자체 개발했다. 그 덕분에 로봇 팔을 상용화할 경우 수입 로봇 팔보다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현재 외국산 재활 로봇은 1억5000만 원부터 최고 3억5000만 원까지 한다. 기계연구원은 국산 모듈을 활용해 3000만 원대 국산 재활 로봇을 3년 안에 개발할 계획이다.

우 연구원은 “관절마다 힘 센서를 달아 환자 상태에 맞춰 힘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편의성을 높였다”면서 “‘다빈치’가 수술 로봇을 대표하는 것처럼 이번에 개발한 로봇이 국내 재활 로봇의 대표 상품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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