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병상 수 늘리기 경쟁보다 ‘환자 중심병원’이 더 중요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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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1년 김우경 고려대의료원장
병원 모든 시스템 환자중심으로 개선… 신뢰바탕 병상가동률 국내1위 이끌어
안암-구로병원 연구중심병원에 선정…고려대의료원 내실 보여준 상징적 사건

취임 1주년을 막 지난 김우경 고려대 의료원장은 그동안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2곳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되는 등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 김 원장은 “새해 세계 유수의 연구중심병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의료원 제공
취임 1주년을 막 지난 김우경 고려대 의료원장은 그동안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2곳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되는 등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 김 원장은 “새해 세계 유수의 연구중심병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의료원 제공
“병상 수와 같은 규모를 확대하는 것보다는 환자 친화적인 병원 시스템을 살리고 좋은 연구성과를 내는 내실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근 집무실에서 만난 김우경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새해 의료원 운영 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13년 12월 취임한 김 원장은 취임 1년 동안 의료원의 개혁을 위해 힘써왔다.

그는 이전 4년간 병원장을 맡았던 고려대구로병원에서도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구로병원을 서울 서남부 지역 대표 병원으로 성장시켰으며, 암병원 신축과 신종 인플루엔자 범부처사업단 선정 등 굵직한 성과를 일궜다. 구로병원은 병상 가동률 국내 1위, 국가 지정 연구중심병원 선정의 성과도 달성했다.

“전체 고려대의료원장에 취임하면서 부담이 컸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소신껏 일을 할 수 있었고 소기의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환자 중심 병원’을 기치로 내걸고 병원의 모든 시스템을 개선해 의료계에 참신한 파장을 일으켰다. 환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병상 가동률 국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 중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지정 연구중심병원에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두 곳이 선정되기도 했다.

“요즘 의료계에서는 빅4, 빅5 병원 등 규모에 대해 강조하는 말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세계 유수의 병원들도 1000병상 이내가 많아요. 규모가 아니라 진료 수준이 높은 병원을 지향해야 합니다.”

의료원은 지난해 진료 경쟁력을 강화하는 여러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심혈관센터, 소화기센터, 로봇수술센터를 비롯해 첨단 의료를 실현하는 글로벌 특성화센터를 10개 이상 육성키로 하는 등 질환별 세부 특화 전략과 의료서비스를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세계 유수의 병원들은 연구중심병원이다. 고려대의료원도 현장 진료뿐 아니라 미래의 의료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안암, 구로병원 2곳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일은 그만큼 고려대의료원이 내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우리는 연구개발(R&D)비로만 국내 최고 수준인 매출액 대비 8% 이상을 투자하는 등 연구중심병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안암병원은 KU-KIST 융합대학원, 고려대 이공계 대학과 연계해 정보통신기술과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연계한 융합의료기기 개발 벤처 육성을 지원하는 등 서울 강북 의료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구로병원도 인접해 있는 디지털단지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 연구소와 다국적 기업, 대학 등 외부 연구 인프라와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의료기술 사업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의료계 최초로 자체 의료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향후 의료원이 의료산업화의 전진기지로 발돋움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고려대 의료기술지주회사는 의료기기와 바이오벤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특허 확보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방어전략도 챙기는 등 제도적 보완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체계적인 연구비 관리 및 정보 지원을 위한 연구 홈페이지와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연구지원체계를 안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의료를 국가의 차세대 성장동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시키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의료원의 확장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구로병원은 암병원을 신축했으며, 안암병원도 암병동과 외국인전용병동 등 150여 병상을 증설하는 등 의료원은 총 2814병상으로 매머드급 면모를 갖췄다. 안산병원은 230여 병상 증설과 외래병원 리모델링으로 3차병원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했다.

“올해에는 안암병원의 글로벌 의료허브 랜드마크가 될 신관 증축의 첫 삽을 뜨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계획입니다. 구로병원도 특성화병원, 만성질환 및 산학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합니다. 안산병원은 진료지원동, 첨단웰빙진료센터를 추진하는 등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는 성형외과 의사이자 의학자로서도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열 손가락 미세접합 수술을 집도한 사례가 ‘미국 수부외과학회’에 보고되는 등 명의로 이름을 알려왔다.

“구로병원 인근에는 노동자들이 많아요. 이들이 일하다가 사고를 당해 손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를 많이 겪죠.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원장으로서 환자 중심의 의료를 구현하는 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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