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즐 "일본도 반한 기술력으로 포토북 시장 진출할 겁니다"

  • 게임동아
  • 입력 2014년 7월 31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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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북'은 디지털 이미지를 손에 잡히는 책자 형태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로 최근 꽤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아이의 귀여운 재롱 사진, 화목한 가족 사진, 설레었던 여행 사진 등을 포토북으로 만들면 한장 한장 손으로 책장을 넘기며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는 '사진 앨범'의 그 감성이 살아난다. 거기다 출산, 결혼, 졸업 등 큰 이벤트를 맞은 친구에게 줄 의미있는 선물로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포이즐은 전자책 기업 돋음소프트가 포토북 시장에 던진 출사표 브랜드로 기존 포토북 서비스의 단점을 개선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포토북과 SNS를 결합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서울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포이즐의 김정자 대표와 장두헌 팀장을 IT동아가 만나봤다.

IT동아: 궁금해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포이즐의 뜻이 무엇인가?
포이즐: 포이즐은 '포'토(Photo) '이'즈(is) '즐'거움이란 문장의 약자다. 사진으로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지었다.

IT동아: 직원 구성이 단출해 보인다
포이즐: 대표와 개발자, 이렇게 두 명이 포이즐 식구의 전부다. 아무래도 사람이 적기 때문에 대표 혼자서 기획서도 만들고, 업체 미팅도 하고, 주문도 받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다. 최근 들어 일이 꽤 많아져서 벅찰 때도 있다.

IT동아: 포이즐은 포토북에 SNS를 더했다고 들었다. 이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포이즐: 아마 포토북을 만들어 본 사람은 알 거다. 포토북을 만들어 두 손에 쥐기까지, 그 과정에는 꽤 많은 공이 들어간다. 수많은 사진 중에서 포토북에 쓸 사진들을 고르고, 웹상에서 포토북 편집기로 사진들을 이리저리 배치하고, 레이아웃도 고르고, 글씨도 쓰고...

그런데 정작 포토북 제작을 신청하고 나면 그렇게 만들었던 소스 파일은 다 사라진다. 포이즐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정성껏 제작한 이 파일을 전자책(이북)으로 만들어 모바일용 URL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추가 비용은 없다. 포토북 제작을 신청하면서 웹에도 게시할지만 체크만 하면 된다. 모바일용 URL을 친구들과 공유하면 친구들이 해당 포토북을 전자책처럼 감상하고 댓글도 달 수 있다.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지 않은 사람에게도 자신의 포토북을 보여줄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다. 또한 포토북을 결혼, 아이, 가족, 모임 등 테마별로 분류해 놓아 그 안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도 있다.

IT동아: 좋은 아이디어 같다. 이외에도 기존 포토북 서비스와 포이즐이 다른 점이 있나?
포이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솔루션 부분에 큰 차이가 있다. 지금껏 대부분의 포토북 업체는 포토북 편집기를 액티브X 방식으로 제공해왔다. 따라서 액티브X가 호환되지 않는 PC 환경이라면 포토북을 만들기 어려웠고, 호환되더라도 쓸데없이 액티브X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하지만 포이즐의 솔루션은 플래시 기반이다. 포이즐은 플래시쪽 개발 기술력이 있는 얼마 안 되는 국내 업체 중 한 곳이다. 플래시 기반 솔루션을 이용하면 번거롭게 액티브X를 설치하지 않고도 포토북을 만들 수 있다. 해외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도 유리하다.

IT동아: 국내외 유명 기업들의 협력 업체로 선정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들었다
포이즐: 국내에 서비스 중인 내로라하는 유명 포토북 업체들과 일본에 진출한 업체에도 앞서 말한 플래시 기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영우통신의 스토리세븐 서비스로 일본쪽에 일본어판 솔루션을 공급을 시작한 것은 포이즐의 기술력을 입증받은 중요한 성과다.


이용자가 만든 포토북 파일이 인쇄 장비로 넘어가려면 PDF 렌더링 기술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만든 원본과 렌더링한 PDF의 결과물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다. 이 둘이 100% 일치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은 포이즐이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PDF 렌더링은 대부분 C언어로 만드는데 포이즐은 렌더링까지 플래시 기술을 이용하므로 해외 서비스에 적용할 때 유리하다. 그동안 플래시 기술을 렌더링에 적용하지 못했던 이유는 속도 때문이었다. C언어를 이용할 때보다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이즐은 이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이미지 프로세싱 속도를 확연히 높여 C언어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에 성공했고 그 덕에 일본어판 서비스 공급 업체 선정에서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다. 솔루션 구매 업체 입장에서는 '이 정도로 좋다니'하는 반응도 나와 뿌듯했다. 플래시 기반인데도 오류가 거의 없는 편이고 속도도 잘 나오는 편이다.

IT동아: 액티브X가 아니라 플래시 기반이라니, 대단하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는가?
포이즐: 그동안 포토북 서비스에만 1년 반 정도 집중했다. 다행히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틈틈이 공부하고 테스트하면서 기술을 완성할 수 있었다.

IT동아: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다는 점에서 창업은 꽤 큰 도전이었을 것 같다.
포이즐: 처음 1년 정도는 수익이 거의 없었다. 거의 매달 벌어 매달 유지하는 수준으로 수입이 거의 월 100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전자책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데 무턱대고 들어온 것이 문제였다. 전자책을 많이 판매했는데 그게 돈은 안 됐다.

그러다 돌파구를 찾아 포토북 분야에 집중했고 솔루션 기술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다행히 작년과 올해는 사정이 나아졌다. 작년 한 해 기준 매출이 1억 3,000만 원 정도다. 중소기업청, 서울시, 성북구 등에서 하는 창업 지원 사업의 덕도 톡톡히 봤다.


창업을 시작할 때는 지금 포이즐 개발자인 장두헌 팀장의 설득이 가장 컸다. 원래 SI분야의 개발자로 일했는데 차장으로 진급하면서 개발보다는 인력, 사업 관리 쪽의 일이 몰렸다. 정말 개발만 하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내 사업을 한다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IT동아: 지금껏 사업을 해오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포이즐: 내가 만든 편집기를 이용해 모니터 속 전자책이 직접 손에 쥐는 책으로 나왔을 때 가장 뿌듯했다. 모니터로 보는 것과 손에 잡히는 것은 정말 느낌이 다르다.

영우통신과의 계약이 성사됐을 때도 무척 기뻤다. 영우통신 측에서 2년간 물밑 접촉은 있었지만, 계약이 완벽히 진행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영우통신 관계자들과 플래시 기반 솔루션의 속도 측정 시연 자리가 마련됐다. 담당자 앞에서 속도 테스트를 했는데 우리가 원하던 대로 약 1분 수준에서 PDF 렌더링이 끝났을 때, 그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IT동아: 많은 준비가 끝난 것 같아 보이는데 아직 포이즐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
포이즐: 포토북 '솔루션'에 대한 시장 수요는 조금 있는 편이나, '포토북' 자체에 대한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 포토북 시장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어서 포토북의 품질, 사용성 등보다는 가격에 크게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 솔직히 앞으로 시장이 계속 성장하기는 하겠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많이 매력적이진 않다. 수요는 제한적인데 인쇄 사업 자체가 하향 산업이라 다른 인쇄 업체들도 너도나도 포토북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자가 많다 보니 가격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지금 포토북 가격과 1년 전 가격이 천지 차이다. 가격이 거의 원가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서 초기 자본력이 없는 업체는 살아남기 힘들다. 사실 우리는 인쇄 장비가 없으므로 협력 업체를 통해 포토북을 제작해 공급하는데 거의 제작 가격에 팔 수밖에 없어서 수익이 많이 남지 않는다. 그렇기에 포토북을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서비스보다 솔루션 쪽에 더 집중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시장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잠시 정식 서비스 출시를 미뤄왔다.

그렇다고 포이즐 서비스 출시를 포기할 수는 없다. 준비는 사실 80% 이상 끝났다. 올해 안에 정식 출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고, 꼭 그렇게 할 것이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예비 창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한다
포이즐: 사실 어찌 보면 상반된 두 가지 말을 전하고 싶다. 첫째, 창업 전에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하고 나오길 바란다. 둘째, 만약 젊다면 오히려 빨리 창업해 직접 부딪혀보며 실패 경험을 해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개인 성향에 달린 문제 같다.

초기 창업이라 경험, 자본 등이 부족하다면 정부 지원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소기업청의 창업넷 홈페이지(www.changupnet.go.kr)를 수시로 확인하다 보면 좋은 프로그램을 맞닥뜨릴 것이다. 정부 지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인은 아이디어와 준비성이다. 의욕만 앞서는 게 아니라 창업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지 노력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꼼꼼히 준비하고 열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꼭 '대박'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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