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데스크탑PC, 뭘 사지?' 고민하는 당신에게 - HP 엔비700 시리즈

  • 게임동아
  • 입력 2014년 7월 21일 18시 27분


코멘트
사람들이 PC를 구매하는 이유? 글쎄. 너무 많다. PC로 할 수 있는 일을 한두 개로 답할 수 있을까. 너무 많다. 레포트 작성을 위한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똑 떨어진 냉장고를 채우기 위해 오픈마켓에서 쇼핑을 즐긴다. 업체에게 전달할 문서도 작성하고, 출퇴ㅋ근하며 볼 동영상을 아이패드에 넣기 위해 인코딩 작업도 한다.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이메일도 보내고, 주말 쉬는 시간에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평소 즐기는 게임으로 스트레스도 푼다. 가입한 카페에 평소 소식도 전하고, 가끔 멀리 가족을 보낸 기러기 아빠는 영상통화로 그리움을 달랜다. 이외에도 PC를 사용하는 이유는 너무 많다. 글쎄. 엔터테인먼트용 PC, 게이밍 PC 등 용도에 따라 PC를 분류하기도 하지만, 이것도 잘 되고 저것도 잘 되는 PC를 우리는 원한다.


있다. 뭐든지 잘 되는 만능 PC. 분명히 있다. 고성능 CPU와 그래픽카드, 수많은 확장포트를 탑재하고 전력효율과 안정성을 겸비한 메인보드에 수십GB 용량의 메모리를 꽂아 놓는다면, 안되는 것이 이상할 테다. 하지만, 비싸다. 우리는 가격이라는 현실의 기준도 찾아야 한다. ‘PC 전문가라면 인터넷에서 원하는 부품을 검색해 가격을 비교하고, 집에서 하루 날잡아 조립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아는 오빠, 아는 형’을 찾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사용하다가 덜컥 고장이라도 난다면? 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

조립PC와 브랜드PC를 비교할 때 항상 이 부분을 비교한다. 성능? 요즘은 조립PC나 브랜드PC의 성능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아직 가격 부분에서 많이 비교되기는 하지만, 추후 받을 수 있는 A/S를 생각하면, 브랜드PC도 나쁜 조건은 아니다. 특히, 이것저것 알아보고, 시간을 소비할 필요도 없다.

최근 HP가 엔비700 시리즈 데스크탑PC(리뷰용 제품: HP 엔비700-211kr, 이하 엔비700))를 선보였다. 썩 괜찮다. 인터넷을 검색하기에도 좋고, 문서 작성을 하기에도 좋다. 게임도 잘 돌아간다. 모든 그래픽 사양을 고사양으로 플레이하고, 모니터를 3~6개씩 연결해 전문가 수준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충분하다. 최소한 (2014년 7월 기준) 국내 출시한 인기 온라인 게임은 모두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필요한 만큼 갖춘 확장 포트

노트북만큼 데스크탑PC도 전/후면에 탑재한 포트의 종류와 개수가 중요하다. 누구나 한번쯤 PC를 오래 사용하다가 더 이상 꽂을 USB 포트가 없어서 기존의 것을 빼고 꽂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본 기자가 집에서 사용하는, 어느새 3년째 사용 중인 PC는 USB 포트가 4개뿐이다. 여기에 마우스, 키보드를 연결하고 나면 남는 건 단 2개. 부족하다. USB메모리에 넣은 파일을 옮길 때마다 매번 연결해 놓은 외장 하드를 빼고 USB메모리를 꽂곤 한다. 개인적으로 USB 포트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더라.


HP 엔비700은 전면 상단에 USB 3.0포트 2개가 있다. 그 옆에 마이크 입력 단자와 오디오 출력 단자(비츠 오디오 지원)가 있고, 아래 전원 버튼이 있다. 즉, 전원 버튼은 PC 위에 달려 있는 셈. 이유는 간단하다. 요즘 데스크탑은 예전처럼 책상 위에 올리고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 책상 아래 놓기 때문에 사용자가 전원 버튼을 좀더 쉽게 누를 수 있도록 위에 위에 놓는 경우가 많다. 가끔 위, 아래 두 군데에 전원 버튼을 달아 편의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지만… 엔비700은 위에만 있다.


그리고 전면에 확장 포트를 덮고 있는 뚜껑을 열면, USB 3.0포트 2개와 USB 2.0 포트 2개가 더 나타난다. 전면 덮개 안에는 멀티카드 리더기(Smart Media, SD/Mini/RS/Plus, Compact Flash I/II/MD, MS/PRO/Duo/PRO Duo)도 있다. 디지털 캠코더나 DSLR 카메라 등에 흔히 사용하는 대부분의 SD카드, CF카드를 그대로 PC에 꽂아 데이터를 쉽게 옮길 수 있다. 요즘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DVD 멀티 ODD도 탑재했다(블루레이 디스크는 읽고 쓰지 못한다).



후면에는 USB 3.0 포트 2개, USB 2.0포트 2개, 기가비트 유선랜(RJ-45), 사운드 입출력 단자(라인 입/출력, 마이크입력, 서브/사이드/후면 x 1, SPDIF x 1), 듀얼링크 DVI(내장그래픽 연결)와 일반 DP포트, 일반 HDMI 포투, DVI(외장그래픽 연결)가 쪼로록 위치해 있다. 글쎄. 이정도면 최소한 2~3년 내에 확장 포트가 부족할 일은 없으리라(그러고 보니 요즘 ATA, IEEE 1394 포트 찾기 참 어렵다). 크기는 미틀 타워다(17.5 x 41.2 x 41.5cm).


HP는 엔비700를 구매하면, 블루투드 연결 키보드/마우스를 기본 제공한다. 수신기(동글) 1개만 USB 포트에 연결하면 무선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다. 확실히 유선 키보드/마우스를 사용할 때보다 편리하다. 책상 위에 선이 아예 없으니 거추장스럽지도 않고, 마우스를 옮길 때 어딘가에 걸리는 일도 없다. 다만, 아주 가끔 무선 마우스 입력 즉, 마우스 커서가 조금 어긋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그래픽 작업이나 FPS 게임처럼 세밀한 작업을 할 때 약간 ‘튀더라’. 이럴 때는 유선 마우스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정도면 충분한 성능

HP 엔비700의 기본 사양은 현존 최고 성능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자세한 기본 사양은 4세대 인텔 쿼드 코어 i5-4440(동작속도: 3.1GHz, L3 캐시메모리: 6MB, 터보부스트 시 최대 3.3GHz, 코드명: 하스웰) 프로세서, 인텔 HD4600(350MHz) 내장 메모리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645 그래픽 카드(2GB), 8GB DDR3 1,600MHz 메모리, 1TB 7,200RPM SATA 6Gb/s 하드 드라이브 등을 탑재했다.


인텔 코어 i5-4440은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 쿼드 코어다.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기에 인텔 i5 이상 모델부터는 크게 성능이 뒤처지지 않는다(흔히 게임용이라고 말한다). 4코어이기 때문에 파일 인코딩이나 디코딩, 압축/해제 등 멀티태스킹 성능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터보 부스트 2.0 기술도 지원한다. 보다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경우 자동으로 동작 속도가 올라간다(자동 오버 클럭킹이라 이해하자).


탑재한 그래픽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GTX 645는 과거 지포스 560의 이름을 바꿔서 내놓은 모델이다. 현재 국내에서 출시한 3D RPG 및 RTS 등 웬만한 온라인 게임은 다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 여기에 인텔 프로에서에 기본 탑재되어 있는 인텔 HD4600 내장 그래픽도 있다. 개인적인 욕심은 그래픽카드를 조금만 더 고사양으로 장착했으면 어떨까 싶다(참고로 엔비지아 지포스 645 모델은 브랜드PC에 제공되는 OEM 모델이다).

메모리는 8GB DDR3 1,600MHz다. 총 내부 장착 슬롯은 4개로 8GB 메모리 1개가 꽂혀있기 때문에 추가로 구매해 확장할 수 있기에 용이하다. 설치 운영체제는 윈도 8.1(64비트) 버전이며, 하드디스크는 7,200RPM의 1TB(SATA3) 용량이다.


2014년 7월 현재, 제품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89만 8,000원이다. 리뷰를 처음 시작한 약 10일 전 인터넷 최저가는 94만 원이었는데, 일주일 정도 지나자 89만 원대로 내려갔다. 기본 사양과 가격을 비교했을 때, 크게 비싼 느낌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브랜드PC는 조립PC와 달리 A/S도 생각해야 한다. HP가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국내 제조사는 아니지만, 국내 들어온 외산 PC 제조사 중 전국에 가장 많은 A/S 지점을 운영 중이다. 출장 서비스도 지원한다. 그만큼 신경을 덜 써도 된다. 그 기회 비용을 생각하면 나쁜 조건은 아니다.


안 돌아가는 게임 없다니까?

HP는 엔비700을 게이밍 PC라는 특징에 맞춰 판매하고 있다. 기본적인 구색도 게이밍 PC에 어울린다. 더 말해 무엇하랴. 실제 엔비700에 각종 게임을 설치하고 직접 실행했다. 테스트한 게임은 최근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는 온라인 게임과 패키지 게임으로 선택했다. 게임을 설치하고 옵션은 건드리지 않았다. 요즘은 게임을 설치하면, 모니터 권장 해상도와 탑재한 성능에 맞춰 알아서 옵션을 조정하기 때문. 플레이 자체에 맞춰 화면이 끊기거나 깨지는 것은 없는지에 집중했다.

피파온라인3

월드컵 시즌 아닌가. 대한민국은 1무 2패라는 가슴 찢어지는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참 많은 이슈를 양산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이었다. 넥슨이 서비스 중인 피파온라인3도 월드컵 시즌에 맞춰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대표를 선택해 경기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본 기자는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조별예선 2차전, 대한민국 vs 알제리 경기에서 대한민국을 선택해 플레이했다. 경기는 손흥민의 헤트트릭과 기성용, 김신욱의 1골씩을 더해 5:0. 물론, 가장 쉬운 모드로 플레이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화면이 끊기는 일은 없었다. 골을 넣거나 파울 등을 했을 때 중간중간 나타나는 동영상도 잘 돌아갔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나타났다. 기본 제공하는 블루투스 키보드가 3개 이상의 키는 동시 입력하지 못하더라. 게임 내 선수를 움직이는 화살표 키 중 2개를 동시에 누르고 슛(D)이나 패스(S, A)를 누르면 해당 키가 먹통이다. 여러 개의 키를 동시에 사용하는 게임을 즐기려면 키보드를 바꾸길 권한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대국민 게임이다. 사실 LOL은 게임 테스트 목록에서 뺄까도 고민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게임이지만, 게임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기본 사양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 그래도 일단 테스트를 했다. 3시간에 걸친 설치 시간 뒤 빠른 실행을 위해 봇전을 만들어 게임을 즐겼다. 당연한 얘기지만, 화면이 끊기는 일은 전혀 없다.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의 반응 속도를 살짝 걱정하긴 했지만, 기우였다. 스킬도 바로 나간다.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별 문제 되지 않으리라.


테라

한게임이 서비스 중인 MMORPG 테라. 본 기자는 테라를 해보지 못해, 옆에 앉아 있던 게임동아 테라 담당 기자를 PC 앞에 앉혔다. “오랜만에 접속한다”는 조 기자가 사람이 많이 있는 마을을 돌아다니고, 1시간 가량 사냥을 즐긴 뒤에 한마디 덧붙였다. “잘 되네요. 그런데 이정도 사양이면 테라는 당연히 잘 돌아가요”라고.


디아블로3

역시나 잘 돌아간다. 아이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허약한 마법사라 중간중간 자꾸 죽기는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컨트롤 문제다. 많은 몬스터가 나오거나, 화려한 스킬 때문에 화면이 끊기는 일은 없다. 당연하다. 디아블로3도 LOL만큼 그리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


스타크래프트2

피파온라인도, LOL도, 테라도, 디아블로3도 잘 돌아갔다. 스타2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일이다. 캠페인, 대전 게임 모두 원활하게 잘 돌아간다. 많은 저그 유닛이 등장하는 캠페인 후반 부분은 약간의 로딩 시간이 필요했지만, 게임을 진행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이카루스

2014년 7월 현재, 아마 이카루스가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MMORPG 중 가장 그래픽 요구 사양이 높은 게임이지 않을까. 위메이드가 서비스하고 있는 이카루스는 크라이 엔진을 사용해 구현한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서비스 시작 전부터 게이머들에게 주목 받은 게임이다. 게임 내 전투, 스킬, 맵 이동 등 원활하게 잘 실행됐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레벨 1부터 게임을 실행해 15 정도까지만 즐겨 사람이 많이 등장하는 곳에 가보지 못했다.


문명5

악마의 게임 중 하나. 게임을 실행하고 정신 차리면 2~3일 정도는 꼬박 마우스만 붙잡게 만든다는 문명5다. 스팀에 게임 1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동아 기자의 도움을 빌렸다. 조선시대 일본이 발발한 임진왜란을 체험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게임을 실행했으며, 실행한 뒤 별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랜덤 맵에서 컴퓨터를 15개 이상 넣고 진행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로딩 시간이 늘어났다. 수많은 기술 개발과 유닛 제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다.


스카이림

문명5 설치 뒤, 기왕 많은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스팀 계정을 연결한 김에 스카이림도 설치했다. 문제 없다. 잘 돌아간다. 어두운 배경 속에서 계곡을 흐르는 물과 타오르는 모닥불 등, 그래픽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아, 지금까지 테스트한 게임들은 모두 자동 옵션으로 그래픽을 조정한 뒤에 진행했다.


심시티5

대한민국 남자라면, PC로 게임을 한번이라도 실행해봤다면, 심시티를 모를 수 있을까. 꾸준하게 신작을 선보이고 있는 심시티는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의 완성작이다. 수많은 건물과 도로, 편의 시설, 경영 시설 등을 관리하고 있노라면, 문명5 못지 않게 밤을 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오리진을 통해 심시티5를 설치해 실행해봤다. 이미 계정 소유주가 건설한 광역 도시를 불러와 게임을 실행했으며, 약 1시간 동안 조작하는 동안 큰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게임 실행 전 ‘로딩이 느려지지 않을까’라고 걱정했지만, 기우에 그쳤다. 엔터키만 입력하면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더라.


4세대 인텔 코어 i5-4440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645 2GB 그래픽 카드, 8GB DDR3 메모리, 7,200RPM 1TB 하드 드라이브 등을 탑재한 HP 엔비700 시리즈는 미들코어급 게이밍 데스크탑PC라고 불러도 괜찮다. 현존 최고의 성능을 탑재한 게이밍 PC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현재 출시한 인기 온라인 게임과 패키지 게임을 실행하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기사 내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풀HD급 동영상 감상, 포토샵을 이용한 사진 편집, 문서 작성 등도 잘 실행된다. 조립PC보다 높은 A/S도 강점. PC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요즘 브랜드PC는 대부분 성능 보다 효율과 편의성을 강조한다. 작은 크기, 적은 소음 등을 무기로 디자인을 강조하며, 올인원PC 형태로 많이 출시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능을 원하는 타겟층은 분명히 존재한다. 최소한 평소 즐기는 게임 정도는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디자인 작고 이쁘면서, 성능까지 다 좋은 제품은 없는 법이다. 현재 HP 엔비700 시리즈의 인터넷 최저 가격은 약 89만 원 정도. 글쎄.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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