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의 해외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대웅제약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NABOTA)주’를 국내에 발매하기 전부터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단 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향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버스 이노베이션으로 글로벌 도전
이런 성과를 가능케 한 것은 대웅제약이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 온 ‘리버스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 전략이다.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에 맞는 제품을 먼저 개발한 후, 차례로 선진국 등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7개의 해외 현지 법인을 가지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국가별 정책, 제도, 규제 등 진입 장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한 셈이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웅제약은 ‘글로벌 2020 비전’을 선언했다.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각 국가에서 10위권에 진입하고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을 국내매출보다 키운다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품질이 우수한 의약품 개발과 제약 신흥시장 네트워크 구축 등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보톨리눔 톡신 제제 해외서 대박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NABOTA)주’는 국내 발매 전부터 해외 유명 제약사들과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미국에 첫 수출 계약을 한 것을 시작으로 남미, 이란, 아르헨티나와 연달아 계약에 성공하며 약 7000억 원 규모(현지 판매가 기준)의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나보타의 국내 발매는 올해 상반기(1∼6월)이지만, 이보다 앞선 지난해 9월 톡신 제제 품목으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 제약사 에볼루스(Evolus)와 계약하며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미국 및 유럽의 관련 시장 규모가 2조 원인 가운데, 대웅제약의 첫 수출 계약은 기술료를 포함해 5개년 기준 약 5200억 원 규모(현지 판매액 기준)로 향후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에스테틱 전문기업 파마비탈(Pharmavital)사와 1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전 세계 2위 미용시장인 남미 15개국의 유통망을 확보했다.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을 비롯해 멕시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남미 전역에 나보타를 공급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파마비탈사가 자체 필러를 생산, 판매하고 있어 톡신 제제인 나보타와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마비탈사와의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던 아르헨티나 시장도 ‘바고(BAGO)’사와의 계약을 통해 진출하게 됐다. 여기에 중동 이란의 글로벌 제약기업 티케이제이(TKJ)와 16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 중동 시장까지 진출했다. 대웅제약은 향후 주변 중동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유통 판로를 확장할 계획이다. 리버스 이노베이션… 특허, 해외생산 전략 눈길
나보타의 성공은 5년간 연구개발 끝에 자체 기술력으로 따낸 특허의 힘에서 비롯됐다. 대웅제약은 1995년 국내 최초로 미국 제약사의 톡스 제제를 수입해 판매한 것에 그치지 않고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해 자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대웅제약은 주요 거점국가를 선정하고, 현지에 생산기지를 건립하는 전략에도 힘쓰고 있다. 전 세계 수출이 가능한 수준의 공장을 건설해 국가별로 특화된 제품을 대량생산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 제약회사 바이펑(Liaoning Baifeng)과 인수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2017년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2018년부터 내용액제 완제품 등을 직접 생산 및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에는 인도네시아 제약회사 인피온과 합자회사인 ‘PT. 대웅-인피온’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생산을 목표로 공장을 만들고 있다. 대웅제약은 또 고형제 생산을 위한 베트남 현지 공장도 설립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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