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大 미래과학 콘서트]연구활동에만 매진 환경마련… ‘과학명문’으로 거듭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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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고대의 비전과 발전상

고려대는 2011년 최초의 자연계 출신 김병철 총장의 당선과 함께 자연과학 분야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동안 인문학 계열이 강한 대학으로 인식돼 온 고려대에 ‘과학 명문’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뚜렷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고려대는 김 총장 취임 이후 ‘혁신적인 투자(Innovative Investment)’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자연계 육성에 집중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고려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함께 만든 ‘KU-KIST 융합대학원’을 꼽을 수 있다. KU-KIST융합대학원은 학생 전원에게 수업료를 면제해주고 생활비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수와 연구원들 또한 고려대와 KIST 양쪽에서 지원을 받으며 공동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등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려대는 KU-KIST융합대학원이 앞으로 우수연구인력 배출의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과 학생들이 연구 활동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띈다. 이달 첫 삽을 뜬 ‘미래공학관’은 ‘2030년 세계 20대 대학 진입’이라는 목표 아래 교육과 연구 및 실험 공간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짓는 건물이다. 지하 4층, 지상 6층, 총면적 2만6447m²(약 8000평)이다. 건물 안에는 강의실과 실험실습실, 세미나실, 연구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하나과학관’ 또한 고려대 실험연구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공간이다. 하나과학관은 총면적 2만9752m²(약 9000평)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대형 실험연구공간이다. 역시 실험실을 중심으로 연구실, 세미나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려대는 연구역량강화 및 우수연구자 지원을 위해 연구업적 평가기준을 대거 개선하는 등의 행정적 지원책도 마련했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점수를 평가할 때엔 기존 관행보다 최대 300점까지 점수 폭을 늘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저널에 실린 논문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연구자들이 호봉승급을 위한 의무적 논문 제출에 구애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남는 점수는 추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편한 것도 눈에 띈다. 또 기존 인센티브와 별도로 일정 기준 이상의 업적 평점을 취득한 교원에게는 책임수업 시간을 줄여주거나 특별승급 및 특별연구년 등을 제공하는 특별인센티브 제도도 신설했다.

명순구 고려대 교무처장은 “비중 있는 연구 수행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으로 인한 질적 평가 강화가 연구자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자연과학 육성을 위한 다양한 방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서서히 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내놓은 2013 대학평가 결과 고려대는 30개 평가대상 분야 가운데 15개 분야에서 세계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공학-화학(Engineering-Chemical)’ 분야와 ‘공학-전기(Engineering-Electrical)’ 분야, ‘약학&약리학(Pharmacy&Pharmacology)’ 분야, ‘화학(Chemistry)’ 분야 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최근 고려대의 자연과학 분야 발전을 보여주는 성과로 꼽힌다.

8월 발표된 BK21플러스 사업에서도 고려대는 과학기술 13개 분야 사업단이 선정돼 국내 사립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고려대 의료원 산하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이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2013년도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종 선정된 10개의 연구중심병원 중 한 의료원 산하에서 두 개 병원이 동시에 선정된 곳은 고려대 의료원이 유일하다.

우수연구자 유치, 연구역량강화를 위한 지원 등도 고려대가 최근 많은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현대기아석좌교수기금’을 통한 연구자 지원이 대표적이다. 2003년 현대·기아차가 30억 원의 연구기금을 기부해 설립된 기금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연구업적이 탁월하고 학계를 선도하는 고려대 교수를 대상으로 매년 5000만 원씩 3년 동안 1억 5000만 원의 연구 장려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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