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는 담쌓고, 매일 10분이라도 더 주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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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건강하게 사는 법’ 20차 세계노년학대회 서울서 열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2030년엔 34.3%, 2060년엔 40.1%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10명 중 3, 4명이 노인이라는 얘기다. 이런 시대라면 60, 70대는 젊고 팔팔한 세대로 꼽힐지 모른다. 100세 시대를 앞두고 인생 이모작, 삼모작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또 하나 챙겨야 할 게 있다. 건강이다. 지난달 23∼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차 세계 노년학·노인의학대회(IAGG)’에서는 노인 건강에 대한 전문가의 제언이 쏟아졌다. IAGG는 노인의 건강과 복지, 권익을 향상하기 위해 1950년 창립됐다. 전 세계 회원은 4만5000여 명. 이번 행사는 1978년 도쿄 대회 이후 35년 만에 아시아에서 삼성생명 후원으로 열렸다.

○ 붉은색 고기 피하고 잠 충분히 자야

신혜형 삼성생명 보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65세 이상 노인의 혈중 비타민D 농도와 삶의 질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재분석했더니 비타민D 농도가 낮은 노인일수록 우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수면시간 역시 더 짧았다.

신 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토대로 “제철에 나는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되, 짜게 먹거나 과식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붉은색 육류를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조언했다.

고기를 먹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닭고기는 지방이 껍질 밑에 가장 많다. 따라서 껍질을 벗긴 후 삶아 먹으면 지방을 덜 흡수할 수 있다. 돼지고기는 삼겹살 대신 지방이 적은 등심이나 안심 부위가 좋다.

국내 50세 이상 여성은 칼슘 섭취량이 적은 편이다. 뼈엉성증(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미리미리 칼슘이나 비타민D 제제를 먹을 필요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먹을 때는 평소 복용하는 약과 섞이면서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지 의사와 상담하는 게 좋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잠은 의도적으로라도 충분히 자야 한다. 신 연구원은 “충분한 수면시간이 몇 시간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6시간 이하로 너무 짧으면 비만 확률이 높아지고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말했다. 판단력이 흐려지면 약을 챙겨 먹는 것도 잊게 된다. 물건을 살 때는 실수를 많이 한다. 따라서 노인일수록 수면시간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새벽 일찍 잠이 깬다면 매일 10분이라도 빨리 잠들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조금씩 앞당겨서라도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퇴 후에는 관심 분야의 취미 활동을 늘리고 일도 적극적으로 하는 게 좋다.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0차 세계 노년학·노인의학대회에서 서울노인복지센터 서예동아리 회원이 외국인들에게 서예 작품을 선물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은퇴 후에는 관심 분야의 취미 활동을 늘리고 일도 적극적으로 하는 게 좋다.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20차 세계 노년학·노인의학대회에서 서울노인복지센터 서예동아리 회원이 외국인들에게 서예 작품을 선물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정부 건강관리사업 이용하자

이원철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생 100세 시대 건강하게 사는 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한국 노인의 건강에 관한 자료를 제시하고 국가가 제공하는 건강관리 정책을 소개했다.

고혈압은 나이가 들면서 많이 앓는 질환 중 대표적이다. 고혈압을 앓는 사람의 비율은 30대엔 9.1%이고 40대엔 21.1%이지만 60대엔 55.4%, 70대엔 66.6%다. 나이가 들수록 가파르게 증가한다. 노인 자체로만 놓고 봐도 고혈압을 앓는 비율은 2008년엔 55.3%였지만 2011년엔 64.6%로 꾸준히 증가했다.

노년기에 이르러 만성질환을 앓으면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관리 서비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만 66세가 되면 생애 전환기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노인우울증, 치매, 생활습관을 비롯한 종합검진은 물론, 고혈압과 당뇨의 경우 2차 검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는다면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이 도움이 된다. 이 사업은 현재 25개 보건소에서 실시하는데 앞으로 계속 확대된다. 심혈관 또는 뇌혈관 환자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치매를 앓는 환자를 위해 ‘권역치매센터’와 ‘지역치매센터’도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노인 인구#노인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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