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손저림증은 ‘손목터널증후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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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순환장애와 달라… 손목신경 압박받아 고통
초기에 전문의 진단 필요

겨울에는 손이 추위에 자주 노출된다. 손 저림 증상이 많다. 이럴 때는 손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거나 따뜻한 찜질로 증상을 완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겨울철 손 저림 증상은 혈액순환장애 때문이 아니다. 손목터널증후군 탓에 발생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통과하는 신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신경 주변의 인대에 눌려서 생기는 증상이다. 혈액순환장애에 따른 손 저림과는 증상에서 차이가 있다. 혈액순환장애일 때는 다섯 손가락이 모두 저리다. 발까지 저릴 때도 있다. 시린 증상도 함께 나타나고 손끝부터 시리기 시작한다.

반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에서 넷째 손가락까지 저리다. 아프고 감각이 둔해지기도 한다. 또 손바닥 쪽이 많이 저리다. 저린 증상은 주로 밤에 찾아오고 잠에서 깰 정도로 심각할 때도 있다. 신경을 누르는 정확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대체로 골절, 탈구, 감염, 염증성 질환, 부기, 종양 등의 원인으로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평생 걸릴 확률이 50% 이상으로 팔에서 발생하는 신경질환 중 가장 흔하다.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 자주 발생한다.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설거지, 청소, 김장, 운동 등 손을 많이 사용한 뒤 저리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엄지의 힘이 없어지고 엄지와 손목 사이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된다. 쥐는 힘이 약해진다. 단추를 잠그는 것조차 힘들 때도 많다. 증상이 심하면 팔과 어깨까지 저리다.

손 저림 증상이 발생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다른 질환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치료는 수술과 비수술의 방법이 있다. 비수술 치료는 발병 원인이 분명하지 않고 증세가 비교적 가벼운 초기에 시도할 수 있다. 손목의 무리한 사용 금지, 손목에 부목 고정, 약물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의 방법이다.

예방 수칙은 따로 없다. 다만 손목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동작은 삼가야 한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손 저림 증상을 방치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감각신경이 손상을 받고 근육에도 영향을 끼친다. 근육이 위축되면 손의 일부 기능을 영구적으로 상실할 수도 있다.

(도움말=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 김우경 교수)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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