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를 지향하는 아수스의 Z77 메인보드 2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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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1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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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를 사고자 할 때, 뭔가 ‘조금’ 안다는 사람은 CPU(중앙처리장치)나 그래픽카드(화면출력장치)를 고르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 ‘고수’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CPU나 그래픽카드 못지않게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메인보드(주기판)이다.

아무리 CPU와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좋아도 메인보드가 부실하다면 제 성능을 낼 수 없을뿐더러 사용 중 고장이나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차후 부품 업그레이드에도 애로가 많다. 고수가 메인보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아수스의 P8Z77-V Deluxe와 Maximus V Gene는 인텔의 최신 칩셋인 ‘Z77’을 탑재한 제품이자, 브랜드를 대표하는 고급 라인업의 제품이기도 하다.

3세대 코어 i 시리즈(아이비브리지)까지 지원하는 Z77 칩셋 탑재

아수스의 P8Z77-V Deluxe와 Maximus V Gene의 대표적인 특징은 역시 신형 칩셋인 Z77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Z77은 작년에 출시된 ‘샌디브리지’ 계열 2세대 코어 i3 / i5 / i7 시리즈를 지원하기 위해 출시된 6시리즈(P67, Z68 등)의 후속 모델인 7시리즈에 속하는 제품 중 하나다. Z77은 그래픽카드 등의 외부 확장장치를 연결할 때 쓰는 규격인 PCI 익스프레스(express)의 버전이 2.0에서 3.0으로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PCI 익스프레스 3.0은 기존의 2.0 버전에 비해 최대 데이터 전송 속도가 8GB/s에서 16GB/s로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아직 PCI 익스프레스 3.0을 지원하는 확장카드의 종류가 많지 않지만, 엔비디아나 AMD 등에서 PCI 익스프레스 3.0 규격의 그래픽카드를 하나 둘 발표하고 있어 조만간 업계의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PCI 익스프레스 3.0과 2.0은 서로 호환이 되므로 2.0 규격의 슬롯에 3.0 규격의 카드를 꽂아도 작동 자체는 가능하다. 하지만 성능이 2.0 수준으로 떨어지는 점을 기억해두자.

그리고 Z77 칩셋의 또 다른 매력이라면 올해 6월 중에 출시가 예정된 샌디브리지 CPU의 후속 제품인 ‘아이비브리지(3세대 코어 i 시리즈)’도 지원한다는 점이다. 물론 Z77 칩셋에 샌디브리지를 꽂아 쓰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아이비브리지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해서 Z77 메인보드의 구매를 주저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후속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있긴 하지만 샌디브리지는 여전히 고성능 CPU이며, 무엇보다도 P8Z77-V Deluxe와 Maximus V Gene는 칩셋 외에도 여러 가지 흥미로운 기능을 다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슬림형 PC에서도 쓸 수 있는 고급형 메인보드, ‘눈에 띄네’

두 제품의 같은 Z77 칩셋을 탑재한 고급형 제품이긴 하지만 기판의 크기가 다르다. P8Z77-V Deluxe는 일반 ATX 규격이지만 Maximus V Gene는 슬림형 PC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 ATX 규격이다. 대개 고급형 메인보드라면 확장카드 슬롯이 많이 달려있는 일반 ATX 규격으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PC가 슬림화되는 추세고, 그래픽카드 외의 다른 장치들은 메인보드에 내장하는 것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에 확장 슬롯의 수가 적은 마이크로 ATX 규격이라 해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슬림형 PC에서 쓸만한 고급형 메인보드의 수가 적어 고민하던 소비자들에겐 Maximus V Gene의 출시가 참으로 반가울 것 같다.

P8Z77-V Deluxe와 Maximus V Gene의 전반적인 형태를 살펴보자. 양 제품은 모두 샌디브리지와 아이비브리지가 호환되는 LGA1155 규격의 소켓을 갖추고 있으며, 튼실한 CPU 주변 전원부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보급형 메인보드의 경우, 4페이즈 수준의 전원부를 가진 경우가 많지만 P8Z77-V Deluxe는 20페이즈, Maximus V Gene는 12페이즈의 전원부를 갖추고 있다. CPU 전원부의 충실함은 PC 전반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끼치며 오버클러킹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양 제품 모두 총 4개의 메모리 슬롯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32GB의 용량까지 인식한다. 기본적으로 1,600MHz로 작동하는 DDR3 메모리를 지원하며 최대 2,666MHz의 속도까지 오버클러킹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안정적인 메모리 오버클러킹을 위한 2페이즈의 메모리 전원부도 추가했다. 이와 함께 고급형 메인보드답게 CPU 및 메모리 전원부 및 칩셋에는 제법 묵직한 방열판을 달았으며 P8Z77-V Deluxe에는 방열판과 호흡을 맞춰 냉각성능을 높이는 히트파이프도 함께 갖췄다.

매니아 지향 고급 기능이 한가득

Z77 메인보드의 가장 큰 특징인 확장카드 슬롯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P8Z77-V Deluxe의 경우 총 7개의 넉넉한 PCI 익스프레스 3.0 슬롯을 갖추고 있어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다. 2개의 그래픽카드를 꽂아서 그래픽 성능을 높이는 SLI 모드(엔비디아 그래픽카드) 및 크로스파이어 모드(AMD 그래픽카드용)도 지원하며, 만약 2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동시 탑재한 그래픽카드 2개를 함께 설치하면 총 4개의 GPU를 함께 구동하는 ‘쿼드 GPU’ 모드도 지원한다. Maximus V Gene의 경우, 총 슬롯 수는 3개로 적은 편이지만 SLI나 크로스파이어 모드, 그리고 쿼드 GPU 모드 등을 지원하는 점은 동일하므로 고성능 시스템을 꾸미는데 무리가 없다.

이와 함께, 양 제품 모두 기판 상에 전원 및 리셋(재시작) 버튼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는 케이스에 메인보드를 결합하지 않은 가조립 상태에서 시스템을 테스트하고자 할 때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현재 시스템 전반의 작동 상태 및 오류에 관한 코드를 표시하는 ‘Q-LED’도 기판에 붙어있다. 이런 기능들은 일반인들은 거의 의미 없는 것이지만, PC를 가지고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해보는 매니아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 같은 유용한 기능이다.


그리고 두 제품 모두 기존의 USB 2.0보다 최대 10배 이상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낼 수 있는 USB 3.0 포트를 갖추고 있다. 후면포트 기준으로 P8Z77-V Deluxe는 6개, Maximus V Gene는 4개의 USB 포트를 달고 있는데, 그 외에도 PC 케이스 앞쪽의 전면포트와 연결되는 내부 커넥터 역시 USB 3.0 방식으로 2개, USB 2.0 방식으로는 4개를 준비해 두었다. 후면포트에 USB 3.0을 넣는 것은 요즘 메인보드의 추세이긴 하지만 전면포트까지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두 제품이 차후 활용성 면에서 기대해 볼만 하다는 이야기다.

다재다능이 눈에 띄는 메인보드, P8Z77-V Deluxe

위와 같이 P8Z77-V Deluxe와 Maximus V Gene는 같은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답게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이런 고급형 메인보드는 아무래도 매니아들이 중심 소비자층이다 보니 그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한 독특한 기능 몇 가지를 더 가지고 이는 경우가 많다. 양 제품은 고급형 Z77 메인보드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세부 기능 면에서 적잖은 차이가 있다. 일단 P8Z77-V Deluxe의 경우, 저장장치 연결할 수 있는 총 8개의 SATA 포트를 갖추고 있다. 이 중 4개는 기존의 SATA 2.0 포트, 그리고 4개는 이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2배 향상(3Gbps -> 6Gbps)된 SATA 3.0 포트다.

그런데 4개의 SATA 3.0 포트 중 2개가 SSD캐시(cache: 임시 저장장치)용 이다. 이 포트에 SSD(Solid State Drive: 반도체 기반의 고속 저장장치)를 연결하고, 나머지 SATA 포트에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SSD캐기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시스템 전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 실행 파일이나 부팅에 관련된 파일은 SSD에, 단순 보관용 파일은 하드디스크에 저장된다. SSD는 용랴잉 적은 대신 속도가 빠르고, 하드디스크는 그 반대의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속도는 높이면서 용량도 넉넉히 쓸 수 있다.

각종 장치가 연결되는 후면 포트의 구성 역시 주목할만하다. P8Z77-V Deluxe는 최대 1Gbps로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기기빗(Gigabit) 랜(LAN) 포트를 2개 가지고 있다. 단순히 인터넷용으로 쓴다면 포트 1개만으로 충분하지만, 2개가 있다면 다른 PC와 직접 연결해 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고자 할 때, 혹은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인트라넷(사내망)과 같은 다른 네트워크망에도 함께 접속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이 역시 일반인보다는 매니아 지향적인 기능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P8Z77-V Deluxe의 후면 포트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유선랜 포트 외에 무선 통신 기능인 와이파이(Wi-fi)와 블루투스(Bluetooth) 기능 및 까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트북이 아닌 데스크탑에서는 무선통신 기능의 효용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기기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기능이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최소한의 크기에서 최대의 성능을, Maximus V Gene

Maximus V Gene 또한 특색 면에선 P8Z77-V Deluxe 못지않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데스크탑용 메인보드로서는 매우 드물게도 노트북용 확장카드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미니 PCI 익스프레스 및 mSATA 규격의 확장카드를 꽂을 수 있는 ‘MPCIE Combo’ 카드를 기본 제공하는데, 여기에 미니 PCI 익스프레스 규격의 무선랜카드나 mSATA 규격의 SSD를 설치할 수 있다. Maximus V Gene가 슬림형 PC에 적합한 마이크로 ATA 규격의 메인보드라는 점에 착안,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도로 이런 설계를 했으리라 생각된다.

그 외에도 Maximus V Gene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ROG 커넥트’ 기능이다. 이는 Maximus V Gene에 달린 ROG 전용 USB에 케이블을 꽂아 다른 PC와 연결한 뒤 ROG 버튼을 누르면 Maximus V Gene 시스템의 CPU 클럭 속도나 온도, 전압과 같은 전반적인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오버클러킹도 할 수 있다. 이는 아수스의 게임 매니아용 메인보드 라인업인 ROG(Republic Of Gamers)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하다.

아수스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고급형 메인보드

메인보드 시장에서 아수스(Asus)사는 항상 시장 점유율 1위를 치켜오고 있으며, 특히 PC 고수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품질이 안정적이고 제품 라인업도 다양하며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출시도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한 아수스의 P8Z77-V Deluxe와 Maximus V Gene는 신기술과 다양한 부가기능을 선호하는 매니아들의 환영을 받을만한 제품으로, 아수스의 정체성이 명확히 확인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물론, 제품이 제품인 만큼, 그다지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이러한 제품을 구매할만한 사용자라면 약간의 비용을 더 주고서라도 한층 높은 성능을 원하는 사람일 것이다. 지금까지 아수스의 고급형 메인보드를 써왔던 PC 고수들이라면 이번에 나온 이 두 제품에도 주목해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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