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신진대사 떨어지고 식욕은 늘고…당뇨환자는 겨울이 괴로워

  • 동아일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 당뇨환자
초기 약물치료 게을리하면 합병증 발생위험 2배 ↑
꾸준한 약물치료-정해진 시간에 균형있는 식사 중요

대한당뇨병학회는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14일 서울 청계천 다리에 청사초롱으로 꾸며진 ‘희망의 푸른빛 터널’을 설치하고 당뇨병 환자들에게 질환 극복 의지를 전했다. 학회 회원들은 이날 행사장에서 청사초롱을 들고 “당뇨병을 극복합시다”라고 외쳤다. 대한당뇨병학회 제공
대한당뇨병학회는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14일 서울 청계천 다리에 청사초롱으로 꾸며진 ‘희망의 푸른빛 터널’을 설치하고 당뇨병 환자들에게 질환 극복 의지를 전했다. 학회 회원들은 이날 행사장에서 청사초롱을 들고 “당뇨병을 극복합시다”라고 외쳤다. 대한당뇨병학회 제공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 당뇨병 환자들은 많이 힘들다. 차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지면 당뇨 합병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세균에 대한 저항능력이 떨어져 작은 상처도 잘 낫지 않는다. 게다가 가을부터 좋아진 식욕 때문에 체중은 늘어난다. 겨울철에는 운동량도 적어진다. 규칙적인 식이요법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이달 14일 세계당뇨병연맹(IDF)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전 세계에 3억6000만 명의 당뇨병 환자가 있다. 2030년에는 전 세계의 당뇨병 환자가 5억5000만 명으로 껑충 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500만 명에 근접하고 있다. 어느새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이 가지고 있는 ‘국민질환’이 됐다. 게다가 당뇨병 환자는 매년 10%씩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뇨병 극복을 위한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독약품은 ‘당뇨병 극복을 위한 당찬 발걸음(당당발걸음)’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당뇨합병증으로 발 절단의 위험에 노출된 당뇨병 환자들에게 발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겠다는 것. 걷기 운동을 통해 혈당 조절을 할 수 있도록 40명의 저소득층 당뇨병 환자에게 발 보호 기능이 있는 당뇨병 환자 전용 특수 신발을 제공한다.

○ 합병증 발생 전 조기 진단이 필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 제공
당뇨병은 조기에 합병증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은 크게 급성합병증과 만성합병증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합병증은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거나 지나치게 떨어지는 경우로 심하면 생명을 위협한다. 이럴 경우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만성합병증은 주로 혈관이 망가져 생긴다. 망막에 이상이 생겨 실명을 하거나,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투석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당뇨병을 앓은 지 5∼10년 된 환자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25년 이상 된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절반 이상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는다. 당뇨 합병증도 심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검진과 관리가 중요하다.

요즘 병원에선 다양한 방식으로 당뇨합병증 발생을 검사하고 있다. 주로 △눈의 당뇨망막병증을 확인하기 위한 안저검사 △말초 신경감각 검사 및 자율신경검사 △다리 혈관의 동맥경화를 알아보는 하지 혈류 검사 △발의 비정상적 압력분포를 확인하기 위한 족저압 검사 △발의 미세 혈액 순환을 확인하는 피부 산소 포화도 검사 등이 활용된다.

○ 합병증 생기면 안전한 치료제를 복용해야


일단 합병증이 의심되면 최소 3∼6개월마다 검사를 받는다. 의사와 면담한 후에 뇌, 심장, 신장 등을 위협하는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당뇨환자가 초기에 약물치료를 게을리하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처음에 시장에 나온 당뇨 치료제는 췌장을 직접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췌장을 지나치게 자극하거나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바람에 저혈당이 생기거나 체중이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저혈당은 당뇨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최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을 높여 저혈당이나 체중 증가 없이 인체 고유의 혈당조절 능력을 강화시키는 DPP-4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가 개발됐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자누비아(시타글리틴)가 있다. 이 약은 하루 한 알 복용으로 혈당을 획기적으로 조절하며 부작용을 줄인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철저한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


당뇨병의 원인이 워낙 많아 모두에게 다 해당되는 예방법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생활습관을 고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현재 당뇨병 환자라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고 당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줄이는 등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과식을 하면 고혈당이 되고 지나친 소식을 하면 저혈당이 되기 때문에 일정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때마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3대 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하고 기름기가 많거나 맵고 짠 음식은 피한다. 채소류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되는 시간이 길고 식후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늦춰주므로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운동은 식후 30∼40분 뒤 30∼60분 이내에 하는 게 좋다. 일주일에 4번 이상, 등에서 땀이 촉촉하게 나는 강도가 적당하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빨리 걷거나 가볍게 뛰는 운동이 좋다. 다만 기온 변화가 심한 때에는 혈관이 수축되거나 혈압 상승으로 인해 죄중풍(뇌졸중), 심근 경색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가급적 이른 아침 운동은 피하고 준비 운동이나 따뜻한 복장으로 기온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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