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먹자골목 습격한 매미 1000마리

  • Array
  • 입력 2011년 8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충남 당진서 손님 긴급대피… 4시간 소동벌인 후 사라져

‘매미의 습격.’

18일 오후 충남 당진군 당진읍 대덕리 이른바 ‘먹자골목’ 상공에 새까만 물체가 나타났다. 한 덩어리를 이룬 이 물체는 골목 내 식당 안으로 몰려 들어갔다. 이 소동으로 놀란 식당 손님들이 급히 식당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이 괴상한 물체의 정체는 바로 인근 숲 등에 있던 매미 떼.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주민들은 이날 습격한 매미가 1000마리는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미들은 식당 안으로 들어온 뒤 천장과 형광등 주변, 주방 등에 붙어 일제히 소리를 질러댔다.

먹자골목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유공자 씨(40·여)는 “오후 늦게부터 매미가 한두 마리씩 식당 안으로 날아들기 시작하더니 오후 8시경에는 한꺼번에 약 1000마리가 골목 전체를 누비고 다녔다”며 “영업은 물론이고 도저히 식사도 할 수 없어 가게 문을 닫았다. 매미들은 약 4시간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매미 떼의 습격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준호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55)는 “장기간의 비로 매미 유충들이 우화(羽化·유충이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과정)를 못하고 땅 속에 있다가 날씨가 좋아지자 한꺼번에 우화해 몰려다녔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매미는 떼로 다니는 습성이 없어 왜 한꺼번에 나타났는지는 더 조사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당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