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 주면 기초과학연구원장 맡을 용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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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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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 원장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정치적인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입자 가속기 분야의 권위 있는 물리학자인 김영기 미국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부소장(49·사진)은 4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학벨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연구원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초기술연구회와 ‘고에너지 입자연구 관련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기 위해 방한했다.

김 부소장은 “(국내 학자들 가운데) 정치적 이슈에 휩싸여 일을 못하겠다고 말하는 분이 많았다”며 “기초과학연구원장은 대중과 정치인들에게 연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하지만 정치적 결정에 흔들리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 기초과학연구원장 후보로 거론된다는 말에 대해 김 부소장은 “관심이 있다”며 “자율성이 주어진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초과학연구원이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획일적 조건이나 기준이 아니라 각 연구자의 개인 사정을 고려한 다양한 채용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부소장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린 에번스 박사와 함께 ‘한국형 중이온가속기(KoRIA) 국제 자문위원회(자문위)’ 회장도 맡고 있다. 자문위는 본보가 단독 보도한 ‘KoRIA 기초설계 해외 시설 표절 의혹’을 점검하기 위해 꾸려졌다. 김 부소장은 “자문위는 KoRIA 개념설계를 바탕으로 기술, 재정 등 전반적 측면을 모두 검토할 것”이라며 “9월 초 첫 회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소장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시카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4년 페르미연구소의 ‘양성자-반양성자 충돌실험(CDF) 그룹’ 공동대표로 선임됐으며 2006년부터 부소장을 맡고 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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