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취중진단]혼자 마시는 술이 더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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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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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모 씨(35·여)는 국내 유명 홍보회사에서 일한다. 안정된 직장에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김 씨는 소위 말하는 ‘골드 미스’다. 하지만 김 씨는 최근 알코올의존증(알코올중독) 진단을 받고 우리 병원에 입원했다. 잘나가는 그가 알코올중독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
“처음에는 잠이 오지 않아 한두 잔 마시기 시작했어요. 일에 대한 스트레스, 결혼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 혼자라는 외로움 때문이었죠. 하지만 점점 마시는 양이 늘어 이제는 혼자서 소주 4병을 마시곤 해요.”(김 씨)

김 씨는 어느 순간 술을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놨다. 만취해 잠이 들었다가 회사에 지각하는 일이 잦았다. 김 씨는 주말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자신을 보면서 알코올의존증을 의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알코올의존증으로 병원을 찾는 싱글 여성이 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음주 빈도가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 하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차원으로 술을 마시는 여성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주류연구원이 전국 19∼59세 남녀 2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응답자의 17%가 ‘술로 스트레스를 해결한다’고 답했다.

늦은 결혼, 별거, 이혼 등으로 혼자 사는 여성들이 많아진 것도 여성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다. 특히 별거, 이혼으로 혼자 사는 여성들의 경우는 술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 가족들과의 이별, 사회적 편견,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를 겪지만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나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혼자 술을 마시다 알코올에 중독되는 것.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괴로움을 잊기 위해 혼자서 술을 마시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혼자 술을 마시면 여럿이 대화를 나누며 마실 때보다 술을 더 빨리 마시게 된다. 마시는 양도 늘어 과음, 폭음을 하기도 쉽다. 이것이 반복되면 술에 대한 내성이 생겨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된다. 정서불안, 죄책감, 불면증,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도 나타난다. 결국 이를 해소하기 위해 또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혼자 술을 마시기 때문에 주위에서 음주 사실을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 그래서 알코올의존증이 심각하게 진행될 때까지 방치될 가능성도 높다.

만약 주 3회 이상 혼자서 술을 마신다면 알코올의존증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우울증, 외로움 등이 음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이미 알코올의존증 증상을 보인다면 의사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양재진 여성알코올중독치료전문 W진병원 원장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정선우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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