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각턱, 졸린 눈, 매부리코…제가 정말 예뻐질 수 있을까요?”

  • 동아일보

촌스럽고 우울한 얼굴, 세련되고 부드러운 얼굴로 ‘페이스-오프(face off)’…
그녀, 콤플렉스 버리고 당당히 세상으로 나아가다

《2004년 2월 한 중학교의 졸업식 날. 졸업앨범을 받아든 한 여학생은 충격에 빠졌다.
각지고 울퉁불퉁한 얼굴형, 작고 멍한 눈, 튀어나온 매부리코…. 졸업앨범사진 속 자기 얼굴은 마치 남학생의 얼굴 같았다.
‘난 왜 이렇게 못생긴 걸까?’ 그날 이후 여학생은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사람들이 자기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 같아 괴로웠다.
시간이 지나자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조차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여학생은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했다.
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였다. 여학생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화장하는 법을 배웠다.
공을 들여 얼굴을 꾸미자 어느 정도 얼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화장도 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은 되지 못했다. 김미진 씨(23·여)의 이야기다.》

○ 촌스럽고 우울하고 졸려 보이는 ‘나’

“지하철 차창에 비친 제 모습이 너무 못생겨 보였어요.”

김 씨는 지하철 차창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본 순간 자괴감을 느꼈다. ‘촌스럽고 우울해 보이는 얼굴’이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김 씨는 그날 이후 더 열심히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김 씨는 얼굴 중에서도 턱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다. 김 씨의 턱은 귀 아래쪽으로 튀어나오고 각이 진 상태였다. 옆으로 돌출된 광대뼈, 움푹 들어간 볼 살 때문에 얼굴 전체가 울퉁불퉁해 보이는 것도 싫었다.

코도 문제였다. 김 씨의 코는 콧대의 중간 부분은 튀어나오고 코끝은 처진 매부리코였기 때문. 김 씨에겐 안면비대칭 증상도 있었다.

김 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상이 강해 보인다”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안검하수(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아 눈이 작게 떠지거나 거의 안 떠지는 질환) 때문에 “멍해 보인다” “사람을 게슴츠레 쳐다본다”는 지적도 받았다. 거울을 볼 때마다 김 씨는 ‘인상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속이 상했다.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김 씨는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로 왔다. 김 씨는 부모의 반대에도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씨는 수술을 받기로 한 병원 근처에 숙소를 잡고, 수술 날짜만 손꼽아 기다렸다. 낯선 곳에 혼자 있다는 외로움도, 수술에 대한 걱정도 없었다. 예쁘게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설레기까지 했다.

하지만 수술 당일 수술대 위에 눕자 갑자기 두려움이 찾아왔다. 수술이 잘못될 가능성을 생각하니 긴장이 됐다. 김 씨는 마음을 다잡았다. ‘한숨 자고 나면 예쁜 얼굴로 변해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이런 제가 어떻게 예뻐지는 건가요?”

김 씨는 ‘V라인 성형술’ ‘자가지방이식술’ ‘눈매교정술’ ‘매부리 제거술’ 등 총 4가지의 수술을 받았다. ‘V라인 성형술’은 말 그대로 작고 갸름한 얼굴형 만드는 수술. 푹 들어간 볼과 꺼진 이마엔 ‘자가지방이식술’로 볼륨을 넣었다.

김 씨의 수술은 압구정서울성형외과 안면윤곽센터 최중혁 원장이 맡았다. 최 원장은 “김 씨는 턱이 각지고 광대뼈가 돌출된 반면 볼 살이 없는 전형적인 마른 얼굴”이라면서 “이런 경우엔 얼굴의 윤곽을 부드럽게 하고 볼륨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코에는 콧대를 높이고 코끝은 모아 올리는 ‘매부리 제거술’을 받았다. 김 씨의 코 수술을 집도한 압구정서울성형외과 코성형센터 정태영 원장은 “김 씨는 매부리코 때문에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이었다”면서 “튀어나온 코뼈를 다듬어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개선했다”고 말했다.

안검하수 치료를 위해선 작고 졸려 보이는 눈매를 크고 또렷하게 만드는 ‘눈매교정술’과 ‘매직앞·뒤트임’ 수술이 진행됐다. 눈꺼풀 근육을 당겨 쌍꺼풀 라인을 만든 뒤 안검하수를 치료하고 눈매를 시원하게 만든 것. 김 씨는 이전에도 두 번이나 쌍꺼풀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다.

김 씨의 눈 수술을 맡았던 압구정서울성형외과 이민구 대표원장은 “눈꺼풀이 처졌던 건 안검하수 때문이었는데, 이를 치료하지 않고 쌍꺼풀 수술만 했기 때문에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녀, 다시 태어나다!

“이젠 머리모양부터 바꾸고 싶어요. 수술 결과에 만족해요.”

김 씨는 수술 후 가장 먼저 미용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이제 얼굴을 가리고 다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상이 한층 부드럽고 밝아진 김 씨는 나이보다 어려 보이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도 갖게 됐다. 안면비대칭과 졸려 보이던 눈매도 개선됐다.

김 씨는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외모에 자신이 생겼다”면서 “예전과 달리 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권용일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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