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심장은 체온을 높이기 위해 빨리 뛴다. 평소 혈압이 정상이더라도 강추위 땐 ‘일과성 뇌허혈 발작’ 같은 증상이 찾아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영하 5도만 되어도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혈압.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빨리 뛰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평소 혈압이 정상이었더라도 ‘일과성 뇌허혈 발작’ 같은 이상 증상이 찾아 올 수 있다.
김모 씨(68·서울 중랑구)는 최근 시장에 갔다가 팔 다리에 기운이 빠지면서 어지러워 털썩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말을 하려 했지만 입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몇 분 동안 지속되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김 씨처럼 갑작스러운 마비가 일어나고 언어 장애가 나타났다가 1시간 내 증상이 사라졌다면 ‘일과성 뇌허혈 발작’을 의심할 수 있다. 뇌에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나타난다. 동맥경화 등으로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혈전이 생긴 상태에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 발생한다. 짧은 시간일지라도 일시적 뇌허혈 발작이 일어나면 뇌에는 큰 충격을 주게 된다. 발작이 여러 번 반복되면 뇌중풍(뇌졸중)으로 진행될 수 있다.
김미애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신경과장은 “초기 뇌허혈 발작을 일으킨 경우라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인 와파린 등의 약물로서도 예방이 가능하다”며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에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면 보온이 우선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찬바람을 쐴 때는 외투를 걸치고 장갑 목도리 모자를 반드시 챙긴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을 때 실내복 차림으로 신문을 주우러 밖에 나간다거나 젖은 머리로 대중목욕탕을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운동도 실내에서 하는 방법을 찾는다. 김병건 을지병원 신경과 교수는 “고령자들은 찬바람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정기적으로 혈압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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