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심하지 않으면 ‘식욕억제제’ 참으세요

  • 동아일보

4주이상 장기복용땐 내성 생기고 우울증 빠지기 쉬워

겨울방학을 맞아 식욕억제제로 살을 빼려는 여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마른 체형의 여학생이 약을 달라고 하거나 여러 의원에서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식욕억제제 주의보’를 내리며 “식욕억제제를 복용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고 복용 지침을 꼭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식욕억제제는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약에 의존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또한 내성이 생길 확률이 높아 상당수의 약이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식약청 마약류관리과 관계자는 “최근 단속을 나가보면 여학생들이 약을 처방해달라며 떼를 쓰는 장면을 자주 목격한다”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약이 많아 실제로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만의학자들은 비만 정도가 심하거나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식욕억제제를 먹지 말 것을 권한다. 비만정도를 알려주는 체질량지수(BMI)가 30이 넘지 않는다면 식욕억제제에 의존하기보다 식사량을 조절하거나 운동량을 늘리는 게 우선이다. BMI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로 25 미만이면 정상체중으로 본다.

식욕억제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약을 먹더라도 4주 이상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4주 복용 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체중 감량도 잘된다면 의사의 진단을 받고 더 복용할 수 있지만 이 때에도 3개월을 넘지는 말아야 한다.

식욕억제제를 먹는 도중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거나 다리가 자주 붓는다면 복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 임신부나 수유 중인 여성, 갑상샘 질환이 있는 환자, 자동차나 기계를 운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16세 이하의 청소년도 가급적 복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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